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3. 12. 19
내년 벚꽃 피면 온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 수도권 시장에도 꽃 필까?
내년 봄. 부동산 시장을 달굴 대형 개발 호재가 하나 옵니다. 바로 GTX-A(Great Train eXpress,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운행을 시작하는 거죠.
당초 2024년 4월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한달 앞당겨 3월 조기 개통 가능성을 언급했어요. 현실화되면 2009년 논의가 시작된 지 15년 만입니다.
GTX… 많이는 들어 봤는데. 정확히 뭘까요?
GTX는 서울·경기 남북 동서의 장거리 구간을 지하 40m 이하 깊이에서 고속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수단입니다. GTX는 시점부터 종점까지 정차시간을 포함한 평균속도(표정속도)가 무려 시속 180㎞로, 고속전철에 가깝습니다. 지하철의 표정속도 시속 50㎞에 비하면 거의 4배 수준이고요.
현재 GTX는 A노선부터 F노선까지 6개 노선이 수도권에 계획 중이에요. 이 가운데 첫 개통되는 A노선은 북측 파주 운정신도시부터 남측 화성 동탄신도시까지 총 82.1㎞, 11개 역을 통해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 북서부에서 남동부방향을 가로지르는 노선이에요. GTX-A가 개통되면 이 구간을 38분만에 주파할 수 있습니다.
최북단 파주 운정과 최남단 동탄에서 삼성역까지는 소요시간이 각각 19분에 불과합니다. 주요업무지구인 도심권 서울역까지 소요시간은 파주 운정역에선 14분, 동탄역에선 24분만에 갈 수 있어요. A노선 어느 역이든, 핵심업무지역인 서울역과 삼성역으로의 이동시간은 길어야 20여 분이면 충분해요. 시간거리가 극적으로 단축되니 ‘수도권 광역교통망의 대혁신’이란 평가가 나올 만하죠.
A노선은 내년 4월(혹은 3월) 수서~동탄 28㎞ 구간부터 부분 개통된 후 하반기에는 북쪽 파주 운정역~서울역 구간이 개통됩니다. 2025년 하반기에 서울~수서 구간이 완성되면 비로소 남북구간이 모두 연결됩니다.
하지만 고양 창릉역은 창릉신도시 조성공사로, 삼성역은 광역환승센터 신설공사로 정차하지 못해요. 공사가 완료되면 창릉역은 2026년, 삼성역은 2028년 개통돼 전 노선 이용이 가능해요.
GTX의 빠른 속도로 인해 지하철 환승 시에도 수도권 주요지역 간의 이동이 매우 빨라져요. 현재 추진 중인 B, C 노선이 추가 개통되면 환승 시 시간 단축 효과는 지하철 환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죠.
역세권 인근 지역에서 버스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GTX 정차역을 허브로 두고 주변지역과 연계 교통 수단인 지선이 연결되면 이른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s) 효과가 일어나게 됩니다. 즉, GTX 정차역이 일종의 허브,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지하철도 비슷한 효과가 있지만, 지금은 지하철과 버스를 환승하는 경우 생각보다 소요시간이 커 효율이 낮습니다. 그러나 빠른 속도의 GTX는 버스 환승 시 소요시간을 지금보다 크게 줄일 수 있어요.
그렇다면 GTX 운임은 얼마나 될까요? 첫 개통 구간인 수서~동탄 구간 28km 운임은 편도 4,000원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민자노선이란 특성 때문에 운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토부가 밝힌 기준을 보면, GTX-A노선은 10km 기준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인 1,400원에 GTX 별도운임 1,600원이 추가되고, 수도권 거리비례요금 5㎞당 250원이 부과되는 구조입니다.
지하철에 비해 운임수준이 높지만 정기권과 주말 할인 등 다양한 대안도 검토되고 있어 향후 어떤 수준으로 결정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GTX 개통, 수도권 공간구성에 파급력 막대할 듯
GTX 개통은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요. GTX-A 개통으로 정차역 주변 거주자의 경우 서울 도심이나 강남권 출퇴근 소요시간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서울 거주자보다 더 짧아질 수 있어요.
이러다 보니, 서울 외곽지역의 GTX역 주변으로 거주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 주거 수요가 GTX 노선을 따라 경기도로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거죠.
최북단인 파주 운정역(파주 운정신도시), 킨텍스역(일산신도시 킨텍스지구), 대곡역(대곡역세권 택지지구), 창릉역(3기 창릉신도시)이 이런 여건을 갖췄습니다. 남측에서는 신분당 판교역과 경강선 이매역 사이에 자리잡은 성남역(판교·분당신도시), 용인역(용인플랫폼시티), 동탄역(동탄신도시)이 있어요.
신도시 등 택지개발지구는 체계적인 도시계획으로 주거환경이 매우 좋습니다. GTX역 주변에 자리 잡은 택지지구는 편리하고 빠른 교통노선과 좋은 주거환경이 어우러져, 인기가 적지 않을 걸로 보여요.
기업체나 산업기반시설도 서울보다 지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GTX역 주변 수도권으로 옮길 경우 빠른 교통망의 이점을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산업기반의 분산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거죠.
반면 GTX-A노선이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겠죠. 대표적인 부정적 영향이 빨대효과입니다.
빨대효과란 대도시가 주변 중소 도시의 인구나 경제력을 흡수하는 대도시 집중현상을 말하는데요, 2004년 KTX개통 초기, 부산·대구 등 지방거주자들이 서울에서 공연 관람, 백화점 쇼핑 등에 나서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했거든요. 다행히 오래 가진 않았지만요.
반면 해운대-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2008년)과 부산-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개통(2010년) 이후 울산, 거제 주민들의 부산지역 백화점 이용이 늘고, 거주지를 부산으로 옮기는 등의 빨대효과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TX는 장거리 이동수단으로 소요비용이 크고, 환승 연계 등이 번거로워 빨대효과가 지속되긴 어려워요. 이에 반해 자동차는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이동 편의성이 다른 교통수단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고속도로 등 자동차 기반 도로망 개선으로 생긴 빨대효과가 크고 지속성이 강한 이유입니다. 차량 이동시간이 크게 개선되면, 중심지역 내 쇼핑몰 등으로 소비가 먼저 쏠리게 돼요. 그리고 점차 주거환경이 좋은 중심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기는 형태로 빨대효과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GTX-A는 빨대효과가 나타날까요?
압도적으로 빠른 광역대중교통망이란 특성 때문에, 빨대효과보다는 저렴하고 거주환경이 좋은 경기도 지역으로의 인구분산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삼성동 등 강남권을 대상으로 구매수요 측면에서 빨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요.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구매 목적의 강남 선호, 서울역 등 도심권 관광수요 증가 등이 지금보다 훨씬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 이후 지금까지 수도권 지하철 시스템은 수도권 지역 개발과 인구 분산에 효과가 컸어요. 이에 비해 지하철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빠른 GTX-A노선은, 개통 이후 지역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더 나아가 수도권 공간구성을 바꿀 수 있는 핵심변수가 될 것은 분명해요.
현재 계획 중인 GTX-B, C노선도 조만간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중 C노선이 2028년, B노선이 2030년 개통 예정으로 추진됩니다. 향후 이들 노선이 모두 개통될 경우, 서울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공간구성을 바꾸는 등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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