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의 폭발적인 성장은 개인과 집단의 노력이 반이고, 정책과 시대의 혜택이 반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혜택이 사라졌을 때도 CATL은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동력 배터리 업황이 좋은 시기에 쩡위친은 직원들에게 ‘돼지가 정말 날 수 있을까? 태풍이 사라지자 돼지가 떨어지는 건 왜일까?’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며, 모두에게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2019년 6월 실제로 위기가 찾아왔다. 공업정보화부가 ‘자동차 동력 축전지 산업 규범 조건’을 폐지하고, 중국 동력 배터리 기업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를 공식 취소한 것이다. 보호 조건이 사라지자 삼성, LG 등 외국 기업이 잇달아 입장하고 세계 거두들이 중국으로 모여들었다. 이런 위기 속에 쩡위친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오히려 전체 산업사슬을 고려했다. CATL의 미래를 재생 에너지, 에너지 저장, 동력 배터리를 핵심으로 하는 3대 주요 시장에 포커스를 두고 무인 광산, 전기 대형 트럭, 전기 선박 등 전동화와 스마트화를 핵심으로 하는 응용 사업으로 확장한 것이다.
2022년 초, 쩡위친이 초콜릿을 들고 권하는 사진이 자동차 업계에 퍼졌다. 이는 CATL의 배터리 교체 분야 진출을 알리는 포스터였다. 그리고 배터리 교체브랜드 ‘스다이덴푸’(時代電服)와 배터리 교체 사업을 동시에 발표했다. 실제로 쩡위친이 겨냥한 것은 현재 전기차의 최대난제였다. 그는 휴대폰처럼 전기차 배터리가 쉽게 교체되기를 원했다.
2022년 12월 14일, CATL은 하루 만에 화웨이와 자동차 제조업체 치루이(奇瑞, Chery) 두 대기업과 중요한 협력을 맺었다. 그중 치루이와 전략적 협력 기본 계약을 체결하여, 제품, 비즈니스, 마케팅, 비즈니스 정보 자원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했다. 12월 20일에는 창안(長安)자동차와 충칭(重慶)에서 합작투자 프로젝트 조인식을 열고, 합작투자회사 스다이창안(時代長安)을 설립했다.
같은 날, 창안자동차 계열의 아웨이타 테크놀로지(阿維塔科技)와도 전략적 협력 강화 계약을 체결하고, 양측이 첨단배터리 기술을 기반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배터리 공급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CATL은 2021년부터 아웨이타, 지커(極氪 Zeekr), 너자(哪吒 Nezha), 아이츠(愛馳), 바이텅(拜騰), 세리스(賽里斯) 등 최소 7개 자동차 기업에 투자해 거대한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쩡위친은 CATL의 왕좌를 공고히 하기 위해 자동차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작은 측면에서 그는 고객의 문제, 특히 첨단 기술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CATL의 큰 고객사인 테슬라의 수장 머스크는 그에게 더 저렴한 리튬 배터리가 없는지 꾸준히 물어보고, 쩡위친은 그에게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반평생을 문제 해결에 보냈던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2020년에도 쩡위친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CATL의 R&D 투자는 2019년 대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상승한 357억 위안에 달했다. 관련 전문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리튬 산업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원 중 거의 절반이 그의 휘하에 있다.
CATL의 ‘2022년 환경, 사회 및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에서 쩡위친은 R&D 총 투자액이 전년동기대비 100% 이상 증가한 150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R&D 인력 1만 6,322명 중 석박사 학위 소지자가 3천 명이 넘었다며 감격스러움을 표현했다.
그의 투자는 결과로 나타났다. CATL은 700만 대 이상의 차량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강력한 컴퓨팅 파워, 첨단 알고리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R&D 테스트와 실제 차량의 피드백을 통해 서로를 인증하는 폐쇄형 R&D 루프를 형성한 동시에 배터리 전체 수명주기 R&D 체인을 구축했다. 그중, CATL이 내놓은 치린배터리(麒麟電池) 는 3세대CTP(Cell To Pack, CATL이 이름 붙인, 배터리 셀을 모듈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팩으로 만드는 기술)기술을 채택하여 배터리 집적도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전체 차량 주행 거리도 1천km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