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채권 투자 전
발행자·이자율·세금 따져보세요
최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ISA와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실물채권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채권 직접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채권은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이해해야 할 개념들이 있어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번 코너에서는 채권 투자를 시작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기초적 투자 요소를 살펴보도록 하자.
누가 채권을 발행하는지에 따라
기대수익과 위험이 다르다
채권에 투자할 때 채권 발행자를 꼭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권의 발행 주체마다 신용등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채권의 종류는 발행 주체에 따라 구분되는데, 정부·정부기관이면 국공채, 일반 회사면 회사채로 구분된다. 국공채처럼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은 그렇지 않은 채권에 비해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다. 투자위험이 낮은 만큼 이자율도 낮은데, 보통 파산 위험이 없는 국공채의 이자율은 회사채에 비해 낮다.
투자위험에 따라 이자율이 다른 이유는, 투자위험이 높을수록 시장은 높은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만약 국공채의 낮은 이자율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국공채의 수익률보다 높으면서 비교적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회사채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매수하려는 채권이 우량한지 여부는 발행 주체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BBB 이상)인지를 확인하면 된다.
채권의 발행 주체가 동일하더라도 변제 순위에 따라 채권종류가 다른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선순위 및 후순위 채권이다. 회사가 해산 및 파산하게 되었을 때 먼저 변제받을 수 있는 것이 선순위 채권이고, 후순위 채권은 그다음 순서로 변제를 받는다. 채권은 기본적으로 선순위 채권으로 발행되며, 후순위 채권은 채권상품 옆에 별도로 표기되어 있다. 후순위 채권은 선순위 채권에 비해 변제 순위가 낮기 때문에 이자율이 선순위 채권에 비해 높다.
후순위 채권 외에 신종채권도 있다. 신종채권은 일반적인 채권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별도의 특약이 있는 채권을 말한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 채무 기간 도중 원금이 상환되는 수의상환채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별도의 특약과 매매 조건이 있는 만큼 투자 전에 투자설명서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채권 투자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과 시장금리가 인하되었을 때 양도해 매매차익을 노리는 방법이다.
절세 측면에서 볼 때 계좌별로 유리한 전략이 다르다.
채권 투자로 얻는 수익은 크게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자본이익) 두 종류가 있다. 먼저 이자수익은 채권 발행자가 주기로 약정한 이자로, 채권증서에 적시되어 있다고 해서 표면이자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에는 이자소득세 혹은 (2,000만 원 초과 시) 종합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시장이자율 변동으로 인한 매매차익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비과세한다.
따라서 동일한 수익이 발생할 경우, 과세 대상인 이자수익 보다 비과세되는 매매차익 비중이 클수록 세금 부담이 적다. 가령 시장이자율이 5%인 상황에서 표면금리 1%인 채권 A에 100만 원을 투자해 1만 원의 이자수익, 4만 원의 매매차익이 발생했다고 해보자. 동시에 표면금리 5%인 채권 B에 동일 금액을 투자해 5만 원의 이자수익을 벌어들였다고 가정해 보자.
두 채권 모두 이자소득, 매매차익의 합은 5만 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부과되는 세금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채권의 경우 세금은 표면이자에만 부과되므로 채권 A는 이자소득 1만 원에 대한 이자소득세 1,540원 만 내면 되고, B는 5만 원 전체에 대한 이자소득세 7,700원을 납부해야 한다. 동일한 수익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세후 실질 수익에 있어서는 6,160원이나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