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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7. 11
디지털 온리,
AI 시대의 진정한 원주민
알파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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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이해하기’가 시대적 과제로 대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미션이 등장했다. Z세대의 다음 세대인 ‘알파α세대 이해하기’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2010년생부터 아직 태어나지 않은 2024년생까지 아우르는 알파세대는 대체 누구일까? 우리는 왜 그들을 주목해야 할까?
디지털에 진심인 세대, 진짜가 나타났다
다음의 사례는 알파세대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3월 SNS에서 화제가 된 영국의 18개월 아기 이야기다. 아이가 처음 입을 떼며 한 말은 “엄마”나 “아빠”가 아닌 AI 스피커 “알렉사”였다. 그리고 삼촌이 초등학생 조카에게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펼쳐 만든 수화기 모양의 손동작은 완벽히 전달되지 못했다. 조카에게 전화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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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감성의 앱 ‘본디’는 Z세대와 알파세대의 소통 공간으로 떠올랐다.
알파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과 함께한 ‘디지털 온리Only’ 세대다. 이들은 글자를 배우기 전부터 화면을 넘기거나 버튼 클릭하기를 먼저 체득하며 직관적으로 기술을 습득한 기술 친화적 세대로 불린다. 유례없는 저출산 시대에 태어나 스마트폰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환경에서 자랐고, 이른바 ‘워라밸’ 같은 여가 중시형 사회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접해왔다. 또한 K-컬처가 글로벌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만한 사건들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

알파세대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함께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AI 스피커뿐 아니라 로봇, 드론 등의 기기는 금방 습득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첫 등교부터 마스크를 쓰고 대면 접촉이 제한된 온라인 환경에서 학습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부모로 둔 알파세대는 이러한 생애 경험을 바탕으로 일상 속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린 모두 특별하다
요즘 초등학교는 평균 20명의 아이가 한 반을 이룬다. 한 반에 40~50명씩 붙어 앉아 수업을 하던 과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학교에서는 한 명의 ‘엄친아’가 주목받기보다는 20명 모두가 ‘셀러브리티’로 존중받는 분위기다. 달리기를 잘하든 춤을 잘 추든 자기만의 영역에서 하나만 잘해도 칭찬받는다. 아이가 각자 지니고 있는 기질과 능력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를 인정해주는 밀레니얼 부모의 양육 태도 덕분에 알파세대는 자존감과 자신감이 비교적 강하다는 세대적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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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 포럼에서 메타버스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는 학생들
최근에는 ‘텐 포켓10Pocket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아이 한 명에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주변 지인까지 10명의 사람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 한 명을 타깃으로 한 소비구조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실로 낮은 출산율의 역설이다.

일각에서는 유아동의 인구 규모가 작아져 아동의 교육‧의류‧놀이 시장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오히려 관련 시장 규모는 더 커졌다. 온 집안의 어른들이 아이 한 명을 바라보고 있는 텐 포켓 현상은 소비 시장에서 다소 이른 나이임에도 알파세대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제 교육은 필수, AI로 공부
“예솔이 뭐 좋아해?”, “삼전삼성전자이나 카카오요. 농담인데, 엄마가 누가 물어보면 그렇게 대답하래요.”
작년 말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대사다. 극 중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에게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자, 주식을 이야기한 것이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지만, 과거와는 달라진 교육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알파세대는 자본주의 논리에 밝은 밀레니얼 부모 아래 학업이나 특기 교육을 넘어 경제‧투자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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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는 인터넷 강의가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AI 학습법에 익숙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아이가 ‘에듀테크Edutech 교육환경을 몸소 체험한 점도 인상적이다. 에듀테크란 교육과 기술의 합성어로, 빅데이터나 AI 등 정보 통신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의미한다. 알파세대는 이런 기술을 활용한 AI 학습지 공부에 매우 익숙한데, 이는 MZ세대가 경험한 ‘인강인터넷 강의’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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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음성, 영상통화 등 한자리에서 해결 가능한 디스코드가 인기다.
물론 인강도 디지털 학습의 한 영역이지만, 일방적‧선형적으로 지식을 전달한다는 기본 개념은 기존 수업과 같다. 반면 AI 학습지는 모든 과목이 하나의 패드 안에 내장되어 있으며, 선생님도 영상통화로 만난다. 무엇보다도 일대일 맞춤 학습 단계를 제안해주고, 수준에 맞는 과제와 관심사 기반의 쌍방향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높다.
방과 후 다이소-인생네컷-마라탕-버블티
알파세대는 역설적이게도 오프라인 활동에 대한 갈증을 안고 있다. 디지털 비중이 높은 삶 때문에 오히려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재미있고, 생생한 체험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이에 밀레니얼 부모는 자녀에게 오프라인 활동으로 농촌 체험, 캠핑, 수영 강습, 만들기 체험 등과 같은 아날로그 학습 기회를 더욱 다양하게 제공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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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의 하루 일과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생네컷과 버블티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요즘 알파세대의 신나는 하루 일과다. 방과 후 친구들과 다이소에서 쇼핑하고, 셀프 사진관에서 ‘인생네컷’을 찍고, 마라탕을 먹고, 버블티를 마시며 수다를 떤다. 이들의 놀이 코스를 추적해보면 필연적으로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소비하며 노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소비 역시 이들의 주된 특성이다. 어릴 적부터 식당에서 <핑크퐁>을 보며 밥을 먹어온 ‘유튜브 키즈’인 알파세대는 콘텐츠를 소비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에 매우 익숙하다. ‘틱톡’은 이런 세대의 성향에 최대한 부합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대한민국 10대 모바일 사용 시간을 조사한 결과 10대들의 틱톡 총 사용 시간은 월 19.4억 시간으로, 카카오톡이나 네이버를 훨씬 앞질렀다.
AI 네이티브로 성장하는 알파세대
알파세대는 확실히 기존에 없던 시장을 만들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시장은 밀레니얼 부모의 특징과 연관이 있다. 주로 알파세대를 키우는 30대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2022년 기준 51.3%로, 2013년 41.5%에서 크게 증가했다. 부모 모두 일하는 사이 육아 부담을 덜어준 건 교육, 보육, 케어 서비스다.

최근에는 IT 기술이 패션, 여행, 액티비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면서 맞춤형 키즈 서비스도 등장했다. 또한 이들은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도 이전 세대와 다르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알파세대를 겨냥한 육아, 서비스, 앱 경제구조를 약 55조 원으로 추산하며 ‘새로운 맘 이코노미’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세대 연구의 목적은 ‘구별’이 아닌 ‘통합’에 있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등장한 알파세대를 이해하고,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세대 공감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특히 알파세대 내 디지털 격차와 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다양한 숙제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제 새로운 어린 세대의 행복에 부모와 학교와 사회 전체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AI에게 물어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AI 네이티브인 알파세대의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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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취미/취향 #문화
글. 한다혜(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섹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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