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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1. 20
CES 2025,
판의 전환이 가속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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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가 열린 전시장 곳곳에서는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서비스 ‘알렉사’를 부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이 계기가 되어 CES는 최초로 ‘인공지능’이라는 카테고리를 추가했으며, 알렉사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그로부터 8년 후, CES 2025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CES 2017의 개막 키노트에서 “AI와 비전 컴퓨팅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8년 만에 다시 나선 CEO 기조연설에서 AI와 그래픽 기술의 발전을 주목하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계획을 제시했다. 8년 사이 알렉사는 그 존재감을 잃었고, 대신 챗GPT를 비롯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가 등장하며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구체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꿈에 불과하던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제 현실화되었으며, 인공지능은 모든 서비스와 제품에 스며들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 대전환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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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속 가능성과 인간 중심의 기술
CES는 코로나19 이후 ‘Human Security for All’이라는 대담한 슬로건을 통해 기술의 본질적 목적과 책임에 대한 담론을 중심에 두고 있다. 이 슬로건은 기술이 인간과 환경을 위한 도구로서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며, 기술의 윤리적 활용과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다.
CES 2025에서 주목받은 트렌드는 인공지능 대전환을 중심으로 다양한 메가트렌드를 포함하고 있다. 모빌리티의 혁신을 담은 ‘첨단 모빌리티와 이동 환경의 고도화’, 웰니스 산업의 발전을 이야기하는 ‘개인화된 디지털 헬스케어와 장수의 꿈’, 인간형 로봇의 성숙과 윤리적 과제를 다룬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화와 인간과의 공존’, 양자 컴퓨팅 기술의 초기 단계 응용과 산업 혁신 가능성에 대한 ‘양자 컴퓨팅의 여명’, 재생에너지와 효율적 에너지 관리 시스템, 탄소 중립 기술에 대해 다루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등이다.

올해 CES 혁신상 수상작들의 경향을 통해 이러한 변화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총 3,400여 개 지원작 중 500여 개가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이 중 30% 이상이 한국 기업의 기술과 제품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에이지 테크와 수명 연장의 꿈
CES 2025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인 ‘에이지 테크Age Tech’는 급속한 고령화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카테고리다. 의료 기술 발전과 기대 수명 증가로 100세 시대를 넘어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시대로 진화하고 있는 지금,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새로운 인생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과 AI를 활용해 시니어의 건강하고 활발한 삶을 지원하는 것이 에이지 테크의 핵심이다. 이 카테고리는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넘어 시니어의 사회적 소통과 생산적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에이지 테크와 제품을 선정해 회원들이 건강하고 활발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수명 연장, 웰니스, 건강관리, 디지털 치료제 등의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당뇨병 치료제(GLP-1), 원격 진료, 정밀 의학 기술이 수명 연장을 목표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CES 현장에서는 위딩스Withings, 훕Whoop, 삼성 등의 디지털 헬스 진단기와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물론 온메드OnMed의 케어스테이션CareStation, 디지털 이명 치료제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기린 홀딩스Kirin Holdings가 선보인 일렉트릭 솔트 스푼Electric Salt Spoon은 미세 전류를 활용해 저염식을 섭취할 때 부족한 염도를 느끼는 강도를 높여 건강한 식생활을 돕는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또 CL홈즈CLholmes의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패치와 모니터링 디바이스는 심장 질환과 뇌졸중 등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어 혁신적 기술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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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딩스가 개발한 AI 거울 ‘옴니아’는 사용자가 거울 앞에 서면 각종 건강 관련 지표를 수집해 제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Withings
2 일본 음료 회사 기린 홀딩스는 소금을 더 넣지 않고도 음식 맛을 짜게 만들 수 있는 전기 소금 스푼을 시연했다. ©Kirin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도 봇물처럼 등장했다. 경량 엑소스켈레톤 기술을 활용한 바이오닉엠BionicM의 바이로레그Bio Leg 로봇 의족, 하이퍼셸 카본 엑스Hypershell Carbon X, 휴로틱스Hurotics의 에이치메디H-Medi와 같은 제품이 주목 받았다. 또 정신 건강을 위한 뉴트릭스Nutrix 앱이나 외모 관리를 위한 로레알의 브로우 매직Brow Magic 같은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행복하고 활발한 삶을 위한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과 외모 관리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는 스마트 안경에 보청기 기능과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로도 활용 가능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시니어들이 액티브 시니어로 활발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반려 로봇도 주목할 만하다.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정교하고 세밀한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면서 외로움 해소, 치매 예방,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믹시Mixi의 로미Romi와 같은 대화형 로봇이 있으며, 이러한 로봇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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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이오닉엠이 개발한 로봇 의족. 이 의족은 특히 무릎 위를 절단한 환자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됐다. ©BionicM
2 치매 환자나 고령자를 위한 정서적 돌봄을 목적으로 설계된 반려 로봇 ‘제니’ ©한경DB
에너지 전환과 지속 가능성
CES 2025의 주요 기조 중 하나인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도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인프라 관점에서의 지속적 투자와 거대한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복원력Grid Resilience이 필수적이다. 특히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대규모 데이터 센터 건설이 필수화되고, 이에 따른 대용량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CES가 주창하는 환경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키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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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기술 산업의 방향성을 재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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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빌리티 전동화와 함께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지만, 유럽과 미국의 원자력발전 재개로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전환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위해 패러데이 리액터Faraday Reactor, 데이터그린DataGreen의 G2FD, 충전 및 배터리 팩 기술 등 다양한 솔루션이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도입되고 있다. 특히 엑세저Exeger는 파워포일 솔라 셀Powerfoyle Solar Cell이라는 연료 감응형 태양전지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실내외의 모든 빛을 전기로 변환할 수 있어 다양한 기기와 웨어러블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광합성 모방 기술을 활용한 이 전기에너지 방식은 유연성과 내구성을 갖추고, 배터리 교체나 외부 충전 없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CES 2025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자리가 아니었다. AI를 중심으로 사회, 산업 그리고 삶의 모든 패러다임에서 거대한 전환이 시작되는 순간을 목격한 자리였다. CES 2025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 역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기술 산업의 방향성을 재정의했다. 2017년 CES가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처럼 CES 2025는 또 다른 5년, 10년 후의 미래를 결정짓는 이정표Milestone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중요한 신호를 읽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희망의 순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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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 #트렌드 #글로벌
글. 최형욱(이노베이션 캐털리스트, 퓨처디자이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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