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대의 상점에서는 어떤 물건을 팔고 있을까?
지금은 신기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때라면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평범한 물건들이지 않을까 싶다.
SF 영화나 공학 소설 속에서만 봐오던 미래 시대의 발명품을 미리 만나본다.
한반도에 처음 국가가 생겼을 무렵부터 한국인은 먼곳에 빨리 가야 할 때는 말을 타고 다녔다. 그런데 말을 타는 방법에 대한 법령이나 말 타는 자격이 되는 면허 제도 같은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말 타는 일과 관련한 보험상품은 더더욱 없었다.
세월이 흘러 자동차라는 새로운 발명품이 등장하면서 전에는 하지 않던 고민이 필요해졌다. 누구에게, 어떻게, 자동차를 운전할 자격을 주어야 하는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에게 따로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가? 도로에서 자동차가 다닐 때 어떤 규정을 준수하라고 법령을 만들어야 하는가? 이런 고민은 더 많은 짐을 싣고 더 먼 거리를 더빨리 달릴 수 있는 새로운 발명품, 자동차 때문에 생겨난 새로운 문제다.
미래에도 새로운 발명품이 나올 것이고, 그에 따라 새로운 문제나 고민이 같이 따라올 것이다. 그중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듯한 몇 가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언제냐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도로위를 대부분 차지할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좀 더 성능이 뛰어난 태양광 설비나 풍력발전설비처럼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전할 거라는 점도 예측할 수 있다.
휴대전화의 성능이 지금보다 더 좋아져 영상편집이나 3차원 컴퓨터그래픽 제작 용도로도 쓸 만한 수준이 되고, 영화를 만든다거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 같은 활동은 더욱더 쉬운 취미로 자리 잡을 것이다. 예전에는 커다란 영화사에서 여러 전문가를 고용해서 만든 영상을 어린이나 청소년이 재미 삼아 만드는 세상은 사실 어느 정도는 현실이 되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미래에 등장할 발명품에 대해 예상하는 한 가지 방향은 선택된 소수만 해볼 수 있던 일을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체험하도록 해주는 물건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발명품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고, 지난 역사에 걸쳐 꾸준히 등장해왔다. 발명품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인데, 그중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에 대한 미래는 과학기술이 더해져 무척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인조고기 또는 인공육의 개발이 눈에 띄지 않을까 싶다.
동물보호와 환경보호를 한 번에 할 수 있어 전문 기업을 중심으로 앞장서 실제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는 고기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 많은 가게가 동물 부위를 기준으로 고기를 파는 것을 포기할 수 있고, 심지어 팔고 있는 고기가 돼지고기인지 소고기인지 닭고기인지조차 표시하는 것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 가게에서 파는 고기는 더 이상 동물의 몸에서 떼어내지 않는 인공육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콩이나 호박씨, 버섯을 통해 만드는 인조고기부터 넓디넓은 바닷속에서 자라는 해초에서 단백질 성분을 뽑아 만든 고기까지 제조 기술은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민하는 물에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물 부족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해수담수화장치가 보다 많이 보급될 가능성이 있다. 짠 바닷물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게 바꾸는 장치에 정수기를 연결한 기계가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을 텐데, 기후변화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이 늘어날수록 더 널리 보급될 것이다.
우리가 입는 옷도 다양해진다. 천이나 종이처럼 마음대로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배터리를 아주 얇게 만들어 옷처럼 입을 수 있는 ‘배터리 옷’의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옷 전체가 배터리이기 때문에 무겁고 번거롭게 보조 배터리를 챙겨 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옷을 옷걸이에 걸어두면 배터리는 금세 다시 충전된다.
집 앞마당에는 ‘드론 비행기’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은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며 하늘을 날아보는 것이 소수에게만 허용된 일이지만, 미래에는 인공지능으로 안전하게 조종할 수 있어 누구나 타는 드론 비행기가 나올 수 있다. 또 미래에는 더 넓고 깨끗한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질 거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과제이지만, 200~300층짜리 건물을 훨씬 더 빨리, 더싼 가격에 지을 수 있는 기술이 생긴다면 주택을 얻는것은 지금보다 더 쉬워질 것이다.
가볍고 가공하기 좋은 재료, 더 효율적인 건축 공법, 로봇을 이용해 더 쉽게 공사할 수 있는 방법이 보급된다면 그런 상상도 공상만은 아니다.
발전 방향이 정해져 있는 기술은 운이 좋은 시기를 만나면 급격히 발전할 수 있다. 즉 긴 시간 꾸준히 한 가지 목표를 두고 발전해온 기술 분야에서 그 기술 발전속도가 아주 빨라진다는 이야기다.
많은 학자는 사람의 병을 고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계 각지의 연구기관에서는 사람이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오랜 세월 노력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미래의 어느 순간에는 그런 목표를 두고 발전 중인 기술들이 갑자기 큰 폭으로 성장해 그 분야에서 꿈꾸던 공상에 가까운 결과를 현실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신체가 약해지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까지 개발된다면 사람의 수명은 많이 늘어날것이다. 이미 100세 시대라는 말이 유행이거니와, 대다수의 사람이 100세까지 살 수 있고, 몇몇 사람은 그 이상의 긴 세월을 살 수 있는 시대는 그다지 머지않은 것 같다.
사람이 1만 년이나 10만 년 동안 늙지 않고 사는 미래라고 한다면 여전히 너무 막연한 추측이지만, 첨단기술을 이용해 어떤 시술을 받거나 새로 발명한 약을 먹은 사람이 200~300년 정도 사는 미래는 불가능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린란드 상어나 거북이 종류중에는 수백 년의 수명을 누리고 산다. 여기에서 노화의 원인을 찾아내고, 그 원인을 없앨 수 있는 발명품이 꾸준히 개발될 경우 모든 사람은 아니더라도 시술 비용을 낼 수 있는 소수의 사람이 300년 정도의 건강한 수명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은 충분히 현실적이다.
이러한 생각을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먼 미래에 대한 생각은 결국 현재의 우리가 삶의 가치를 따지는 기준에 대한 생각으로 되돌아온다.
노후를 준비할 방법을 찾는것 못지않게 그렇게 돌아오는 생각 자체에 대해 잠시 숙고해보는 것도 미래의 발명품에 대해 상상해볼 만한 좋은 이유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