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2. 03. 08
기후 변화 시기의
에너지 위기 관리
The Sage Investor
img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표했다. 지난 8년 동안, 금융 시장이 대규모의 장기적인 해양 석유 및 액화 천연가스 투자에 소요되는 예상 투자금액을 계속 더 높여왔다는 것이다. 화석연료 개발에서 감안해야 하는 비용을 보면 새로운 석유 개발의 경우 이산화탄소 1톤당 약 80달러, LNG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40달러까지 비용을 산정하게 되었다. 반면, 투자자들은 재생 가능 프로젝트에 대한 기준수익률(Hurdle Rate, 리스크가 큰 분야에 대해서 성과보수 지급 기준이 되는 수익률)은 낮추고 있다. 투자자들이 마침내 고탄소 투자가 재생 가능 에너지 투자에 비해 상당한 리스크 프리미엄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통찰력은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는 수년간의 심도 깊은 연구의 결과이며, 영국 기반 의 기후 변화 연구소인 카본 트래커 (CarbonTracker)와 미국의 싱크탱크인 에너지 경제 및 재무분석 연구소(Institute for Energy Economics and Financial Analysis)와 같은 연구집단의 집중적인 분석, 투자자 그룹으로부터의 압력, 강력한 NGO 캠페인, 재단·교회·대학·연금펀드의 투자 회수 결정 등을 통해 얻어진 결과이다.
자본 시장의 이러한 정서적 변화는 정치적인 활동으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다. 지난 달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 후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거의 40개에 가까운 국가 및 기관이 해외의 석유, 가스,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재정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게다가 덴마크와 코스타리카는 12개 국가와 함께 탈석유·가스동맹(Beyond Oiland Gas Alliance) 출범을 주도하였다.
img
이러한 노력은 여전히 그 범위가 한정적이고 충분하지는 않지만, 자금이 2015년 채택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명시된 목표와 일치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서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자본 시장에서 요구하는 탄소 가격의 하락은 아직까지는 공급 측면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석유, 가스, 석탄, 정제소, 화석연료 공급 운송망과 같은 공급 측면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석탄, 석유, 가스의 수요 측면에서는 이와 같은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인해 녹색 회복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프로그램은 녹색 활동과 오염 발생적 활동을 차별화하는 것 자체에 실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는 여전히 과거의 성장 방식으로 안정화되는 형국이다.

게다가 정부의 이러한 개입으로 경제가 회복되어 감에 따라서 소비자의 수요가 더 많이 창출되고 있다. 사람들은 다시 자동차를 굴리고, 항공 여행을 시작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멘트, 철강, 플라스틱 및 화학물질 같은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전기, 가스, 석탄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미 늦은 기후 대응 목표를 따라잡기 위해서 자국의 성장 모델을 재조정해야 하는데, 그러는 대신에 오히려 경기 부양책으로 고탄소 집약 분야인 건설 부문에 너무 많은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상태다.
img
수요 감소 조치가 필요하다
최근 화석연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이러한 매우 기이한 여러 요인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어쩌면 기후 정책에 대한 수요-공급 불일치로 인해 극심한 가격 변동이 발생하는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탄화수소 로비스트들은 발 빠르게 최근의 화석연료 에너지 가격 상승을 핑계 삼아, 공공기관의 투자 규제 완화 및 정부 보조금 갱신 등을 요구한다. 본질적으로, 이들은 민간 자본이 기후 리스크를 피하려고 천천히 이 분야에서 철수하고 있는 이때에, 공공부문이 개입하여 화석연료 생산자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위기를 완화하려는 노력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일치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 단열이 잘 되는 주택, 풍력 발전 단지, 태양전지판은 가스 공급에 대한 부담을 줄여준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 대중교통을 발전시키는 일은 공중 보건 및 안전에 좋은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으면서 동시에 지구를 죽이고 있는 석유 사용을 끊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img
비슷하게,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사용을 줄이면 석유화학제품의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일부 초부유층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그러면서 에너지를 낭비하는 신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항공 택시, 초음속 비행 여행, 우주 여행과 같은 분야에서의 혁신이 확산되기 전에 그 불씨를 꺼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공급 측면의 탄소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근시안적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으나, 우리는 이러한 말을 듣는 대신,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더라도 우리의 목표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그 목표란 석유, 석탄, 가스의 사용이 확실하게 줄어들도록 잘 관리하고 이를 청정 에너지로 대체 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높은 에너지 가격에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구제책은 1970년대 유가 충격 시 일부 서방 정부가 도입했던 고속도로 내 제한속도를 낮추는 것 같은 수요 감소 조치이다. 간단하게 말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양면 협공이 필요하다. UN 환경 프로그램이 COP26 보고서에서 강조했듯이, 이는 수요와 공급 양 측면에서의 대응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탄소를 과도하게 발생시키는 산업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노력이 진전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부문에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철수해야만, 우리는 다가올 기후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며, 막대한 에너지 가격 변동 및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화석연료 자산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인 재앙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Jorg Haas, Lili Fuhr 하인리히 뵐 재단 국제정치 분야 팀장, 하인리히 뵐 재단 국제환경정책 분야 팀장
COPYRIGHT 2021(C) MIRAE ASSET SECURITIES CO,.LTD.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