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3. 09. 04
지역생활 서비스와 몰입형 소셜 활동,
그리고 감성 비즈니스
2023 중국 소비 트렌드 ②
img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려 있던 중국의 소비 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 2023년 중국인들은 어디에서 지갑을 열게 될까? 그것은 바로 2023년 중국의 달라진 소비 트렌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키워드: 지금 떠오르는 중국의 소비 키워드 10
2. MZ세대: MZ세대의 ‘더 리얼한 삶’
3. 지역생활 서비스: 소비의 최전선, 지역생활 서비스 플랫폼의 생존 경쟁
4.커뮤니티: 사람 속에서 느끼는 행복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3. 지역생활 서비스:
소비의 최전선, 지역생활 서비스 플랫폼의 생존 경쟁
클릭 몇 번이면 구입한 물건이 집으로 배달되고, 손을 덜어 줄 청소 도우미를 찾을 수도 있다. 일상 가까이에서 소소하게 삶의 질을 높여주는 중국의 지역생활 서비스 산업은 확장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온라인 생활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했다. 공동구매, 신선식품 배송, 방문 가사 서비스 등으로 세분화되며 재택 인구를 파고들었다. 이런 온라인 생활 플랫폼은 10여 년 전 큰 인기를 모았던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번디셩훠’(本地生活)가 비즈니스 모델로, 코로나19를 계기로 번창했다. 텐센트,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온라인 기업으로 성장한 메이퇀(美團)의 왕싱(王興)은 “번디셩훠를 잘 만들면, 타오바오(淘寶) 하나를 더 만드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다.
img
지역생활 서비스 쟁탈전
지역생활 서비스(배달, 예약 등 위치 기반생활 서비스를 총칭) 업계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통 대기업 까르푸(家樂福), 융휘(永輝), 허마(盒馬)는 즉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에서 떠오르는 스타 메이퇀 마이차이(美團買菜), 메이르 여우셴(每日優鮮), 딩동 마이차이(叮咚買菜)는 소비자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소규모 지역 물류센터를 건설했다.

2018년 4월 알리바바(阿里巴巴)와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마이진푸(螞蟻金服)는 메이퇀과 함께 음식 배달 서비스 양대 산맥인 어러머를 전격 인수했다. 이어서 알리바바는 산하의 지역생활 서비스 커우베이(口碑)와 어러머를 합병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시켰다.

메이퇀은 중국의 숏폼 스트리밍 플랫폼 콰이쇼우(快手)와 손을 잡고 경제적 해자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는 지도서비스 앱 가오더(高德), 여행서비스 플랫폼 페이주(飛豬)로 서둘러 지역생활 서비스에 발을 들였다. 자본이 진입하면서 재편이 가속화되었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아니다. 가사 도우미 및 출장 마사지 등을 서비스하는 중소기업도 이 전쟁에 뛰어들며 성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선두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중국 비즈니스 시장을 통일하기는 어렵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지역생활 서비스의 전체 온라인 침투율은 12.7%에 불과하다.
플랫폼 생존 전략
정점에 서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은 출혈경쟁으로 심화되고 있다. 어러머와 메이퇀은 시장점유율을 놓고 막대한 비용을 소모하며 무한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대형 신선식품 마트들은 빠른 배송 서비스를 위해 수익 저하를 감수하고 지역 내 창고를 건설 중이다. 게다가 각 쇼트 클립 플랫폼들도 배송 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전쟁의 일촉즉발 상황이 되었다.

지역생활 서비스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도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다. 그 결과 취급 상품의 차별화가 어렵고, 낮은 총 수익, 과도한 상권의 중첩 등에 시달려야 한다.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와 ‘운영 세분화’는 이 전쟁에 발을 들인 모든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img
플랫폼 기업들은 즉시 배송 서비스와 지역 내 물류센터를 확대하며 경쟁 중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소자본 운영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고집하지 않음으로써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구매력은 낮아졌지만 취향은 한층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대기업의 마케팅 물결 속에서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커뮤니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네일 아트, 가사 도우미, 드라이 클리닝, 마사지 등 특수한 분야는 기본적으로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부족하다. 이런 분야의 작은 기업들은 대형 플랫폼 산하로 들어가거나 분야를 가리지 않는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 시대의 흐름과 기회 포착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갈릴 것이다.
quote_base_before
비용 절감 및 효율성 증대,
운영 세분화는 이 전쟁에 발을 들인
모든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quote_base_after
새로운 기회 탐색
과열 경쟁 속에서도 지역생활 서비스는 성장하고 관련 산업도 발전할 전망이다. 규모에 상응하는 맞춤 인력 투입이 필수다. 방대한 인력 지원을 지속할 수 있는 인력 서비스 기업은 또 다른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또한 회복세로 들어선 소비심리는 더욱 고도화된 기술로 무장한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요구한다. 외식 및 레저 기업들이 자체 위챗(微信)과 알리페이(支付寶)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유다. 머지않아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사들도 새로운 성장 날개를 달게 될지 모른다.

지역생활 서비스의 파이는 크지만 승자는 소수이다. 대기업에게 안정적인 상품 공급망과 구동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하는 것은 성장을 공고히 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시대에 발 맞춰 서비스 차별화와 감성 마케팅 등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4. 커뮤니티:
사람 속에서 느끼는 행복
자발적인 것이 아닌 외부 환경에 의한 강제적 단절은 외로움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오랜 시간 이어진 봉쇄와 재택 때문에 생긴 외로움은 ‘근거리’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며 관련 산업을 성장시켰다. 특히 MZ세대에게 불어온 근거리 열풍은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었다.

집 밖으로 나온 MZ세대는 소속감에 매력을 느꼈다. 무리에 녹아들면서 경험하는 색다른 즐거움은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다. 재래시장, 편의점, 공원 등 근거리에서 즐기는 활동이 모두 그렇다. 현재 중국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추리 게임 쥐번샤(劇本殺, Script-kill)부터 잔디밭을 뛰어다니는 프리스비(원반 던지기), 화덕 앞에 삼삼오오 모여 고구마와 귤을 굽고 화로차를 끓이는 것 모두 기성세대에겐 익숙한 장면이지만 MZ세대에겐 이색적인 놀이인 것이다. 기존 비대면 소통 방식에서 얻을 수 있었던 재미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을 찍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해 받는 수많은 ‘좋아요’가 그것이다.

트렌드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늘 트렌드와 그에 따른 비즈니스 혁신을 견인하는 핵심이 있다. 체화된 소셜, 즉 사회적 교류의 속성이다. 사회적 교류는 인간의 타고난 본질적인 특징 중의 하나로, 인간의 가치 교환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다차원적인 몰입형 소셜 활동과 감성적 비즈니스 공간으로 MZ세대를 사로잡는 것이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이다.
quote_base_before
다차원적인 몰입형 소셜 활동과
감성적 비즈니스 공간으로
MZ세대를 사로잡는 것이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이다.
quote_base_after
정서적 공감대의 공동체 찾기
프리스비, 쥐번샤 게임, 화로차 등의 여가가 왜 지금 유행일까? 이 질문의 답에 비즈니스 혁신을 이룰 열쇠가 있다. MZ세대의 심리적인 부분으로 접근해 보자. 중국의 MZ세대는 정신적 독립과 자유로운 개성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정서적 공감대를 누리고 싶어 한다. 이들의 인간관계는 분리되어 있으면서 연결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온라인에서는 자신을 숨기지만, 공동체 내에서는 정체성을 만들거나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개성 표현을 중시하면서 일정한 집단의 소속감을 갈망한다. 그리고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것에 대해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집단의 가입과 탈퇴에 대해 자유롭다. MZ세대의 여가 방식은 두 가지 수요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자유와 안전, 개인과 공동체, 단절과 연결. 이러한 상반된 특성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는 ‘라이프스타일 소셜 세대’가 되었고, 지인 기반의 공리적 활동은 이제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소규모 여행 동아리, 캠핑카 동아리처럼 개인의 만족감이나, 취미를 바탕으로 한 소셜 방식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정서적 공감대를 이룰 공동체를 찾고 싶어한다.

활력 넘치는 활동, 합리적인 가격의 세련된 옷차림, 여유로운 시간, 넓은 잔디밭 등을 일상에서 누리고자 한다. 프리스비는 이러한 갈망을 응집한 일종의 은유이자, 인연 맺기인 것이다. 이런 활동은 개성을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 속 공감대를 형성해서 트렌드로서의 힘을 갖게 한다.
소셜을 소비로 연결하는 법
img
중국 MZ세대에게 인기 많은 프리스비(원반 던지기)는 스포츠이자 소셜 활동이다.
중국 디자인 기업 로코코(洛可可)는 한때 카메라를 장착한 오븐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카메라를 오븐에 설치하는 아이디어는 한 커뮤니티 유저로부터 얻을 수 있었다. 오븐 디자이너의 미션은 내구성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한 번 구매를 해 본 소비자가 여러 해가 지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베이커리 커뮤니티와 위챗 카페에 있었다. 커뮤니티의 한 유저가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것을 기록하고 SNS에 올리기 위해 보드에 고프로(운동 카메라)를 설치한다고 했다. 디자이너는 오븐 사용자들이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소셜 활동도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열 카메라를 오븐에 설치하고,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요리 과정의 디테일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오븐은 출시 전부터 대대적으로 소셜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을 할 때 소비는 더 이상 단순한 기능제공과 수요 충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종의 의미, 정체성, 즐거움, 만족에 대한 추구를 포함한다.

소비와 여가 활동에서 체화된 소셜 속성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보이지 않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잠재된 정서와 상응해서 대중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혁신과 자아의 깊은 연결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브랜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본 원고는 외부 필자 의견으로 당사의 투자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사진. SHUTTERSTOCK
COPYRIGHT 2021(C) MIRAE ASSET SECURITIES CO,.LTD.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