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BYD는 선전에서 중국 자동차브랜드 전시장을 마련했다. BYD 외에도 이치훙치一汽紅旗, 둥펑란투東風嵐圖, 상치페이판上汽飛凡, 창안선란長安深藍, 창청하푸長城哈弗, 광치아이안廣汽埃安, 지리지커吉利極氪, 치루이제투奇瑞捷途, 웨이라이蔚來, 리샹理想, 샤오펑小鵬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함께 전시되었다. 그리고 그 뒤를 비추는 전광판에는 ‘중국 자동차는 함께할 것이다’는 심오한 문구가 띄워져 있었다.
많은 자동차 기업이 SNS를 통해 화답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었다. 창청자동차의 CTO 왕위안리王遠力는 소셜 미디어에 BYD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중국 자동차가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가? 우리는 경쟁 현실을 직시하고 도덕적 규율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며, 함께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법적으로 공방하면서 친선을 이야기하는 형식적 관계는 원치 않는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의 논리로 해결해야 한다. 말로만 뭉치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차라리 싸우고 난뒤에 뭉치자고 하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했다.
창청자동차와 BYD가 업계 선두 자리를 바꾸는 데에는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위기감에 휩싸인 창청자동차는 2023년 4월, 생태환경부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공업정보화부에 BYD의 ‘친秦 QIN PLUS DM-I’와 ‘송宋 SONG PLUS DM-I’의 연료탱크가 차량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공개적으로 고발했다.
BYD는 창청자동차가 제출한 차량은 테스트 버전으로, 엄격히 말해 테스트 차량은 고발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모든 형태의 불공정 행위에 반대하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밝혔다. 창청자동차의 문제 제기에 대해, 많은 이들은 ‘창청의 스케일이 작아졌다’고
조롱 섞인 댓글을 달았다. 안타까운 것은 실제로 창청자동차의 판매량이 줄어 댓글대로 스케일이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7월 BYD의 전기차 판매량은 26만 1,100대였지만 창청자동차는 10만 9,100대에 그쳤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6월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의 생산량은 378만 8천 대 판매량은 374만 7천 대다. 상반기 BYD판매량은 125만 대를 초과하며 시장점유율 1/3을 차지했지만 창청자동차는 상반기 51만 9,200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연간 목표의 32.5%만 달성한 수준이다.
신에너지 시대에 접어든 이후 창청자동차는 조직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하발Haval, 哈弗, 웨이WEY, 魏牌, 오라ORA, 歐拉, 탱크Tank, 坦克, 픽업Pickup, 皮卡, 샤롱Salon, 沙龍 모델마다, ‘독자 브랜드 기업화’를 내세웠다. 또한 오프로드 모델인 탱크를 웨이WEY 브랜드에서 분리했고, 주력 모델로 고급 전기자동차 모델인 샤롱Salon 브랜드를 만들었다. 하발, 웨이, 오라, 탱크, 픽업, 샤롱의 6대 핵심 브랜드를 구축해 재도약을 노린 것이다. 오라와 탱크는 여성과 오프로드 시장을 겨냥했고, 원래 든든한 수요를 갖고 있던 하발, 웨이, 픽업, 샤롱을 하이엔드로 포지셔닝해 새로운 구매 수요를 찾았다. 당시 창청자동차는 다시 살아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대대적인 개편이 회사 내부의 소모를 가중시키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회사의 주력 제품인 하발Haval H6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7월 하발 H6 판매량이 1만 7천 대에도 못미치며 판매 순위 7위로 떨어진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각 제품 시리즈의 복잡한 모델명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중국 SUV 시장에서 85개월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국민차’로 불렸던 효자 모델의 추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