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보다 더 어린 ‘요즘 젊은 애들’, Z세대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청소년기부터 서서히 IT 발전을 경험했다면, Z세대는 유년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유튜브를 보며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식, 물건의 가치를 매기고 소비하는 방식, 정보를 검색하는 방식이 이전 세대와 뚜렷이 다르기 때문에 ‘신新인류’라 부르는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Z세대가 주목받는 것은 이제 그들이 소비와 기업 조직의 중심으로 서서히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중반 이후에 태어나 막 대학을 졸업하기 시작한 Z세대는 선배 격인 밀레니얼 세대보다 자신들의 생각을 더 명확하게 제시한다. Z세대는 누구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들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1995년 이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하지만, 언제까지를 Z세대의 끝으로 간주할지는 통일된 의견이 없다. UN 통계에 따르면, 올해 말 전 세계 인구의 32%가 Z세대가 되며, 그 수는 밀레니얼 세대(31.5%)를 앞지른다고 한다.
6ㆍ25전쟁이 끝난 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을 하며 집단을 중시하던 386세대, 개인주의 성향을 지니고 개성을 표출하던 X세대, SNS의 발달로 자신을 쉽게 표현하던 밀레니얼 세대(Y세대)를 거쳐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까지 등장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식 세대, Z세대는 X세대의 자식 세대인 격이다.
Z세대는 개성을 중시하는 X세대의 자식 세대라는 점에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나’를 기준으로 행동하고
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며, 오감五感을 통해 내가 존재함을 느낀다.
또한 자신에게 도움 될 만한 정보를 가진 사람을 따르고,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린다. 이런 Z세대의 특성을 가치관, 사회 인식, 소비, 콘텐츠, 관계의 특징 면에서 다섯 가지 키워드(마이싸이더, 소피커, 실감 세대, 팔로인, 가취관)로 알아본다.
Z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주체적 삶을 살고 있다. 기성세대처럼 다들 대학에 가니까 본인도 대학에 간다거나, ‘혼기’를 따져 나이가 차면 결혼을 서두르거나 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회가 ‘보통’과 ‘일반’이라고 구분 지은 가치가 사실은 가장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더불어 사람의 일에서 지키지 못하면 필멸하는 절대적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1등, 금메달, 대기업이나 높은 연봉 등 사회가 정한 기준이 행복의 기준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안정적인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 결과보다는 노력을 택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19년 1535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Z세대 56.2%는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의 방식보다 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또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 필요할 때도 가족이나 주변인의 의견보다는 ‘나의 만족’을 우선으로 고려한다(53.8%)고 답해
내가 우선인 ‘마이싸이더My(나의)+Side(~을 중심으로 한)+er(사람).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이를 따르는 사람)’적인 면모를 보였다.
Z세대의 태도는 분명하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아도 괜찮다. ‘각자가 행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복하면 충분하다고 여긴다. 이제 보통과 특별, 행복과 불행은 오직 당사자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되었다. 구분이 의미 없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이들은 그저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 모든 길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싸이더’인 Z세대는 본인의 소신을 표현하는 것 또한 일상이 되었다. 사실 기성세대에게 ‘소신’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문제였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격언이 진리처럼 통용됐다. 다수의 의견에 반하는 이견을 말하려고 하면 ‘소신 발언’이라는 별칭이 뒤따랐고, 이는 ‘해서는 안 될 말’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Z세대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에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 맞을라 조심하라는 걱정에 “정 좀 맞으면 어때요?” 하고 반문한다. 모난 돌 운운하는 사람이 오히려 정을 맞을 수도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이들은 본인의 주관적 가치에 맞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비한다는 뜻의 ‘가치 소비’를 실천했다. 주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한층 다양해졌다. ‘제품/서비스 소비’(32.4%)를 실천했다는 비율보다 ‘생활 습관의 변화’(46.0%)를 선택한 비율이 더 높은 것이다. 청와대 청원이나 서명운동에 참여(29.2%)하고, 주변과 정보를 공유(27.6%)하는 등 소신을 표출하는 방법이 크게 확장되었다.
소비에 국한된 표현인 ‘가치 소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일상에서도 숨 쉬듯 소신을 표현하는
‘소피커所(바 소)/小(작을 소)+Speaker(말하는 사람),(자신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하는 사람)’가 된 것이다.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오늘날, 단순히 1차원적 감각만을 충족하는 온라인 콘텐츠에 지친 Z세대가 ‘실감實感(실제로 체험하는 느낌)’할 수 있는 것에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카메라만 덩그러니 놓인 스튜디오에서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직접 사진을 찍기도 하고, 많은 세월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빈티지 소품을 사들이기도 한다. 클릭 한 번이면 무수한 자극이 쏟아지는 시대에서 나의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야 하는 새로운 자극을 고르는 셈이다.
실제로 만지고 느끼고 냄새 맡고 자신의 오감을 충족할 수 있는,
누구도 해보지 못한 낯선 경험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낯선 경험을 통해 낯선 설렘, 즉 ‘낯설렘’을 느낀다.
그리고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가 쉽고 편한 온라인 쇼핑을 제치고, 오히려 오프라인 쇼핑을 더 선호하는 현상을 잘 설명해줄 수 있다. Z세대는 팝업 스토어가 생겼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누구보다 빠르게 찾아가 신제품을 체험해본다. 매장과 달리 점원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마음껏 체험해볼 수 있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에는 늘 Z세대로 붐빈다. 마찬가지로 보드게임 카페나 방탈출 카페에 가고, 체험형 전시회에 가는 등 여가 시간도 체험 활동으로 채운다. 온라인에서는 즐길 수 없는 ‘현장성의 매력’에 몰두하는 것이다. 조사 결과 Z세대 절반(52.4%)은 독특한 체험이나 경험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체험이나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통해 역으로 내가 지금 이곳에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하는 것이다. 이런 소비 성향을 지닌 Z세대를 ‘실감세대實感+世代, (오감을 만족시키는 현실 같은 감각에 끌리는 세대)’라고 부른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SNS사용자나 1인 방송 진행자를 통칭하는 용어다. Z세대는 톱스타보다 이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Z세대가 가장 많이 팔로잉ㆍ구독하는 인플루언서 채널은 단연 유튜브였다. 또 Z세대는 팔로잉ㆍ구독 중인 인플루언서를 신뢰한다고 말한다.
Z세대가 인플루언서를 따르는 이유는 광고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되면서 밀레니얼 세대는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손쉽게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정보가 쏟아지다 보니 “어떻게 정보를 얻을 것인가?”에서 이제는 “정보를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수많은 정보에 교묘히 섞인 광고로 인해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어떻게 정확하게 얻을 수 있을까?”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Z세대는 검색된 정보를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주는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굳이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을 사는 일반인,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기반으로
전문성 있고 진정성 있는 정보를 주는 사람을 믿고 팔로잉한다.
Z세대 본인이 팔로잉ㆍ구독 중인 인플루언서를 믿는 가장 큰 이유도 “나와 취향이나 가치관이 비슷해서”다.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정보를 주는 사람을 따르고, 또 찾아 나서기까지 하는 Z세대는 ‘팔로인Follow(따르다)+人(사람)’이다.
클릭하시면 같은 키워드의 콘텐츠를 모아볼 수 있습니다.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