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4. 08. 20
전원주택, 실버타운, 아니면 내 집
은퇴 후, 어디에 살면 좋을까?
Weekly 부동산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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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출금리인하, 높아진 전세가율, 아파트공급부족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중입니다. 도심CBD, 강남GBD, 여의도YBD에 좋은 회사들이 몰려 있어 출퇴근도 편한 서울에 대한 높은 거주 수요는 계속될 겁니다.

그런데 이미 은퇴해 출퇴근이 필요 없어진 인구도 많고, 앞으로 은퇴할 인구도 만만치 않습니다.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천만 명이 넘어설 것이 유력합니다. 1천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부머(1964년~1974년에 태어난 세대)의 은퇴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은퇴 후 거주 형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높아진 수요에 맞춰 정부에서도 9년 만에 인구감소지역인 89곳에 한해 분양형 실버타운을 허용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출퇴근에서 자유로워졌을 때, ‘굳이 비싼 아파트를 깔고 앉아 있을 필요가 있나?’라는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전원주택으로 이사할까? 실버타운을 분양 받아보면 어떨까? 각자의 사정이 달라 정답은 없겠지만, 각 주택 유형이 갖고 있는 특성을 미리 알고 있다면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은퇴 후 거주지 선택 팁, 핵심요약!
1. 전원주택
- 인프라 부족으로 삶의 질 떨어질 수 있어 신중한 결정 필요
- 전원주택에 꼭 살고 싶다면, 전세로 살아 본 후 매입 결정해도 늦지 않아
2. 실버타운
- 분양형 실버타운 가능한 지역이 아직은 제한돼 있어 입지 떨어짐
- 실버타운은 ‘소유’가 아닌 ‘지속적 서비스’를 보고 선택해야
3. 주택연금
- 한국부동산원 시세가 낮아 보인다면, 별도의 감정평가를 의뢰
- 연소자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생일 지난 후 가입
공기 좋은 ‘전원주택’은 로망일 때 아름답다
2022년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정부에서 활성화 카드로 ‘세컨드 홈’ 정책을 내놓습니다. 인구감소지역(89곳 중 부산 동·서·영도구, 대구 남·서구, 경기 가평군 등 6곳 제외한) 83곳에 공시가격 4억 이하의 ‘세컨드 홈’을 사면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주택 수에서도 제외해 주겠다는 건데,
이 정책 카드는 아직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가격 상승은 수도권 아파트 중심으로만 진행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길게 이어지면 투자 수요도 함께 증가합니다. 아파트에 대한 투자 수요는 이런 외곽 지역 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도 자극하게 되고요. 투자금도 적게 들어가고, 세금 혜택도 있으니 지금 사라고 부추기는 영상들도 많아집니다. 이런 시기가 오면 단순 투자 수요가 아니라도 은퇴 세대들도 이번 참에 도심 내 아파트를 팔고 가격도 올라간다고 하니 공기 좋은 전원주택으로 가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번잡한 도시를 떠나 쾌적한 공기와 언제나 함께하는 전원의 삶.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나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쾌적한 공기는 금세 익숙해지고, 부족한 인프라가 일상을 파고듭니다. 꼭 필요한 병원*약국도 멀고, 문화생활도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점점 귀찮아집니다. 공기만 쾌적한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쾌적성도 중요합니다.

전원주택으로 이사는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전원주택으로 이사 가서 만족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다시 내가 살았던 곳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은퇴 후에는 AIPAging In Place가 중요합니다.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나이 들어 가는 겁니다. 그래도 전원주택에서 꼭 살고 싶다면, 그때는 전세로 먼저 살아 본 후 결정하는 걸 권합니다. 팔리지 않는 전원주택이 많아 값싼 전세 매물도 많습니다. 살아 봤는데 전원생활이 나와는 너무 잘 맞는다면 그때 매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실버타운’은 소유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중요
분양형 실버타운의 경우 아직은 89곳의 인구감소지역에만 가능합니다. AIP 측면에서 보면 아무래도 거리가 멀기에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이라는 부담은 있을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분양이 본격화되면, 높은 분양 상품성과 희소성까지 강조한 분양형 실버타운의 홍보에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노인전용 임대주택 입주 후 추가비용을 내더라도 서비스 이용을 할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95%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만 본다면 니즈Needs는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니즈의 방점은 ‘소유’가 아닌 ‘서비스’에 있습니다. 오히려 분양형 실버타운들은 성공적으로 분양만 끝낸 후 약속한 서비스가 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부터 분양이 목적인 곳들도 있을 것이고, 서비스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전문성 있는 인력 수급도 잘 안되고 시행착오만 거듭되면서 제시했던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운용도 잘 안돼 실버타운의 활력은 크게 떨어지고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늘어납니다.

그러니 시니어 주택 선택 시에는 전문성을 갖춘 곳에서 책임감 갖고 지속적으로 시니어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해 주는가를 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시니어 주택에 입주한 분들은 이미 고령이고 세월이 흐르면서 더 고령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분들이 계속 머물고 싶은 실버타운이 되기 위해서는 해외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CCRC*가 되어야 합니다.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지속적 케어가 제공되는 은퇴 단지

이제 막 시장이 열리는 실버타운 업계에서 CCRC가 가능한 곳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생명보험사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타운이라면 그나마 믿고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분양’형 실버타운이 아니라면 토지·건물을 임차해 전국 어디에서나 실버타운 ‘운용’은 가능해집니다. 외곽의 실버타운을 분양받아 소유하기보다는 내가 익숙한 곳과 멀지 않은 곳에 들어서는 서비스의 브랜드 신뢰성이 높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내 집 떠나기 싫고, 노후 자금은 필요하다면 ‘주택연금’
진정한 AIP는 은퇴 후에도 살던 집, 내가 거닐던 동네에 계속 있는 겁니다. 그동안 모아 둔 돈과 국민·개인·퇴직연금만으로는 노후가 부족해 집을 팔고 전원주택으로 가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렸듯 전원에서의 삶은 로망과는 달리 불편한 부분이 많습니다. 내 집을 팔고 전세를 살면서 차액을 노후 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그다지 좋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세금은 계속 올라갈 테니 전세금에 맞춰 더 열악한 거주지를 찾아 떠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집이 있다면 ‘주택연금’ 가입을 먼저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이 만 55세 이상이고,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이 12억 원(시세 약 17억 원) 이하일 때 신청이 가능합니다. 국민연금과는 달리 주택연금은 연간 물가상승분이 반영되지 않고 연금액이 고정됩니다. 주택연금액을 잘 받기 위해서는 집값이 높을 때, 나이가 많을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합니다. 주택가격이 9억 원으로 같더라도 부부 중 연소자의 나이 만 60세에 가입하면 월 178만 원, 70세에 가입하면 266만 원, 80세에 가입하면 394만 원으로 월수령액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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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가입 시 주택 가격은 한국부동산원 시세로 결정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시세가 없다면 국민은행 시세를 적용합니다. 한국부동산원 시세는 하한평균가와 중간값 2가지만 있습니다. 하한평균가는 보통 아파트 1층에 적용, 중간값은 1층을 제외한 기타층에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부동산원 시세가 하한평균가 8억 원, 중간값 9억 원인 아파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층은 로얄층이라서 시세가 10억원은 될 것 같다면, 중간값 9억 원에 바로 가입하기보다는 별도의 감정평가를 받는 게 좋습니다. 감정평가에 들어가는 수수료는 개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높아진 감정평가 금액으로 매달 받는 월수령액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연금수령액이 늘어나지만 필요한 시기에 받는 게 중요하겠지요. 만일, 2024년 9월 1일에 주택연금 가입을 하려고 하는데, 부부 중 연소자의 생일이 9월 30일이라면, 한 달 후인 10월 1일에 가입하는 게 좋습니다. 만 나이가 한 살 많아져 매년 받는 연금수령액도 그에 따라 증가합니다. 이런 사항을 미리 알고 대처한다면 주택가격은 더 높게, 나이는 한 살 많게 해 연금수령액을 높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좋은 주택은 없습니다. 반대로 모든 이에게 나쁜 주택도 없겠지요. 하지만 주택 유형별로 특성이 있습니다. 그 특성을 잘 알고 은퇴 후의 주택 유형과 거주할 곳을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투자의 관점을 벗겨내고 봐도 어디에 사냐는 중요할까요? 예! 어떤 공간에 나를 두는가는 앞으로도 계속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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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변화시킬 힘이 동네에 있다.
좋은 집을 넘어 좋은 동네에 나를 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_<건축가의 공간 일기(조성익 지음, 북스톤), P218>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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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미래에셋증권 Tax&컨설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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