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정책상의 필요로 인해 설계된 메커니즘으로 운영된다. 강제 할당량을 부여해 해당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적극 줄이도록 만들고, 거래 시장에서 기업이 필요시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사고, 감축할 수 있는 배출량은 팔도록 매매를 허용함으로써 환경보호 목적을 달성하도록 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관점에서는 사업 운영 과정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만 고려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과 기후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이나, 재해 및 신에너지 전략의 안정성은 무시하기 마련이다. 사실상 기업 입장에서 전통 화석에너지와 신에너지의 사용 비용은 차이가 거의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가가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을 규제하는 방법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 기업이 환경오염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탄생하게 된 본질적인 이유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규제적 시장과 자발적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할당배출권(대상 업체에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기초 상품으로 하며, 잉여배출권(사용하지 않은 할당량)과 파생상품 거래가 포함된다.
자발적 시장에서는 강제적인 배출 감축 의무가 없는 주체가 자발적으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감축 프로젝트를 신청하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심사와 인증을 거쳐 감축량을 인정받으면 CCER(China Certified Emission Reduction: 중국 정부 인증 배출권)을 부여받는다. 당초 탄소배출권 거래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할당배출권을 유통시켜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자는 취지에서 설립됐지만, 점차 지역 단위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위주로 발전했다.
현재, 중국에는 9개 지역에 각각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있다. 베이징, 톈진, 상하이, 충칭, 후베이, 광둥, 선전에는 7개의 시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있고, 비시범 지역인 푸젠과 쓰촨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이 있다. 이 중 후베이성 탄소 거래 2급 시장(기업 간 거래 및 개인 투자 허용)의 연간 총 거래량은 3억 5,400만 톤으로, 중국 총 거래량의 42.03%를 차지하며, 거래액은 83억 5,900만 위안으로 중국 총 거래액 의 53.75%를 차지한다. 시장 거래 규모나 거래 연속성 등 주요 지표도 계속해서 중국 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완벽한 법적 효력, 과학적인 모니터링, 보고 및 검증, 그리고 강력한 처벌 수단이 필수적이다. 중국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시범 사업에서 시작됐다. 중국 생태환경부에서 고시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관리방안(시행)’ 규정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2만 6천톤 이상인 모든 기업은 업종별, 그룹별로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중국의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은 1급 시장과 2급 시장으로 운영된다. 1급 시장은 각 성(省)의 발전개혁위원회가 초기 할당량을 배분하는 시장으로, 무상분배와 유상분배로 나뉜다. 유상분배는 입찰 방식으로, 비공개 가격 경쟁 방식으로 진행된다. 2급 시장에서는 기업 간 거래가 이뤄지며, 투자를 목적으로 한 개인과 기업의 참여도 허용된다.
구체적인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정부가 탄소배출권 거래가 적용되는 업종과 온실가스 범위, 기업의 기준을 정해 업종별로 온실가스 배출의 허용 최대치를 설정한다. 통제 총량이 확정되면, 배출 규제 기업에 탄소배출권을 할당한다. 할당된 배출권은 기업 간에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으며, 매 거래 기간이 종료되면 배출 규제 기업은 실제 탄소 배출량과 동일한 양의 할당 배출권을 정부에 납부해야 된다. 기업은 자체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거나, 다른 기업으로부터 추가 할당량을 구매할 수 있다. 또는 인증을 거친 국내외 탄소 상쇄 프로젝트(조림 사업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사업)에 참여하여 받는 상쇄 크레딧으로 탄소 배출량을 상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실제 배출량이 할당량을 초과하면, A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할당량의 일부를 시장에서 구매해야 한다. 반면, B기업이 기술 개선과 생산량 감축을 통해 실제 배출량을 할당량보다 줄였다면, 할당량의 일부를 잉여 배출권으로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다. A기업이 거래 기간 종료 후 배출 할당량을 초과한 채로 보고하면 높은 페널티를 받게 된다. 또한 실제 배출량을 허위로 신고하면 중징계 처분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