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5. 01. 22
통신 + 편의점 = ?
로손의 도전
일본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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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일본 통신사 KDDI와 전통의 미츠비시 그룹이 편의점 체인 로손의 혁신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정체된 편의점 사업에 AI와 기술을 접목해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다른 업종 간의 제휴가 일본에서 수익 확대나 경영 효율화의 키포인트가 되고 있다. 통신사 KDDI와 편의점 업체 로손이 자본 제휴를 통해 차세대 편의점 모델을 만들어내려 하는 것이 바로 그런 예다. 지난 9월 18일, 로손과 KDDI는 KDDI의 통신 기술을 활용해, 편의점 운영에 걸리는 작업 시간을 2030년부터 3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정체를 돌파할 기술
로손의 다케마츠 사다노부竹増貞信사장은 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양한 실험을 해본 결과 KDDI의 기술 적용 시 일일 판매액이 20~30%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AI.CO수요예측 발주 시스템에서 나온 결론과 KDDI의 자료를 기반으로 가장 적합한 운영방침을 세워서 전 점포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지역을 넘어서는 배달 서비스도 강화할 생각이다.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로손은 일본 내 점포 수 3위의 대형 편의점 체인이다. 2024년 2월 기준 점포당 일일 판매액은, 세븐 일레븐이 69만 1천 엔, 패밀리마트가 56만1천 엔인 데 비해 로손은 54만9천 엔으로 1위인 세븐일레븐에 14만 엔 이상 뒤처진다.

현재 일본 편의점 업계는 극심한 일손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점포 수는 5만 6천 개 전후에 머무르며 사실상 포화상태다. 게다가 대기업 3사의 점유율은 90%를 넘어, 합병이나 매수에 의한 점포 수 확대가 어렵고, 수익의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다케마츠 사장은
“(한 점포 당 매출액 기준으로) 2~3할은 아직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로손의 파트너로 등장한 KDDI는 NTT, 소프트뱅크와 함께 3대 통신 사업자의 하나다. 지난 2000년에 제2전력DDI, KDD,
일본 이동통신IDO이 합병해 탄생했다.
휴대전화 시장도 편의점 업계와 상황이 비슷하다. 점유율 기준 NTT 약 41%, KDDI 약 31%, 소프트뱅크 약 23%로 대기업 3사에 의한 과점화가 진행되어 가격 인하 경쟁은 치열하지만 매출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KDDI는 일찍부터 다른 업종 진출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08년에 직접 은행을 설립해, 모바일에 특화한
인터넷 뱅킹을 발빠르게 시작했다. 2014년에는 au IDau는 KDDI의 휴대전화 서비스 브랜드를 축으로 넷뱅킹과 오프라인 뱅킹 서비스를 융합하여 실제 점포에서의 쇼핑에 이용 가능한 ‘au WALLET’이나 종합 쇼핑몰 ‘Wowma!’, ‘au전기’ 등 생활 서비스를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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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KDDI는 일찍부터
다른 업종 진출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08년에 직접 은행을 설립해,
모바일에 특화한 인터넷 뱅킹을 발빠르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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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I는 비통신 영역에서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 통신기업으로부터 라이프 디자인 기업으로의 변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종래의 통신 서비스에 결제·물류·에너지·금융 서비스등의 ‘au 라이프 디자인’을 융합시킴으로써 au의 고객이 중심이 되는 ‘au 경제권’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그리고 누구나 이용하기 쉬운 결제 플랫폼과 DMPData Management Platform의 구축, 빅 데이터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2월에는 스마트폰을 주체로 하는 새로운 금융 전략 ‘스마트 머니 구상’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금융을 결제 뿐만이 아니라, 예금이나 송금, 투자, 대출, 보험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9년 4월에는 금융 사업의 중간 지주회사로서 ‘au파이낸셜 홀딩스’를 설립, 지분 은행 등 자회사 6개를 au파이낸셜 HD가 승계했다.

au파이낸셜 홀딩스의 한 간부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3천만 명을 넘는 고객을 가진 au는 인터넷은행 등과 같은 금융사업과 매우 잘 어울린다. 이제 업계 톱이 되는 것도 지나친 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KDDI가 노리는 것
KDDI는 ‘au 경제권 확대’의 두 번째 사업으로 유통업계와의 연계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19년 12월 로손의 모회사인 미츠비시상사와 로손에 접근해 두 개의 큰 자본업무 제휴 건을 성사시켰다.

하나는 카드 비즈니스 제휴다. 로손에서 주로 활용하는 공통 포인트 ‘폰타’Ponta를 운영하는 미츠비시 상사의 관련 회사, 로열 마케팅의 주식 20%를 취득하고, 2020년 5월에는 ‘au WALLET 포인트’와 통합했다. 이로써 3사가 운영하는 폰타의 회원 기반은 일본 최대 수준인 1억 명을 넘어 하나의 경제권 확립에 성공했다.

그리고 둘째는 로손과의 자본 업무 제휴다. KDDI는 로손의 발행주식 총수의 2.1%에 해당하는 보통주식 211만 주를 시장에서 매입함으로써 1억 명을 넘는 고객 기반의 데이터 마케팅을 추진했다. 또한 KDDI의 제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5G을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소비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KDDI, 로손, 미츠비시 상사의 관계가 한층 더 심화한 것은 2024년 2월, KDDI가 로손 주식의 공개 매입을 선언한 이후다. 미츠비시 상사와 KDDI는 로손의 주식을 50%씩 보유하게 됨으로써 공동 경영 체제로 이행했다. 로손, 미츠비시상사, KDDI 등 3개사는 업무 효율화와 해외사업, 금융사업등 12개 분야에서 분과회의를 구성해 향후 전략을 논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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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손 편의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경영진. 왼쪽부터 가츠야 나카니시 미츠비시 CEO, 다케마츠 사다노부 로손 회장, 마코토 다카하시 KDDI 회장.
로손 실험 점포 구상
그런 가운데 나온 것이 최첨단 서비스를 구현하는 실험 점포 ‘리얼×테크 로손’의 설치다. KDDI는 2025년 봄에 신 본사를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로 이전하기로 되어 있다. 여기에 실험 점포를 2개 설치해, 그 결과를 기초로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편의점 구조를 만들고 이를 기존 점포에도 확산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실험 점포에서 테스트할 내용은 다음 5개다.
첫째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편리한 결제와 상품 추천 시스템이다. AI 카메라를 활용해 내점 고객의 속성과 회원 정보에 맞춘 추천 상품과 캠페인 정보를 고객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는 AI 로보틱스에 의한 점포 업무 지원이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편의점 점포의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으로, 로봇이 음료를 내주거나 점내 청소, 재고 관리등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음료 서비스는 작업 부하가 큰 업무라 점원에게 주는 부담이 크다.
때문에 이를 AI 로봇으로 자동화하면 음료 판매가 연중 무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상품별 판매 수나 재고 상황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적의 상품 진열과 발주 업무의 효율화, 점포 운영의 간소화가 가능해진다. 이 외, 청소 로봇, 배송 로봇 등을 도입해 점포 내에서의 점원의 업무량을 줄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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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효율 향상을 위해 투입될 배송 로봇. 한국 LG전자 제품이다.
셋째는 퀵 커머스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해서 최단 시간 배송을 실현한다. 날씨나 특정 이벤트 시의 수요 예측, 배달 보수, 쿠폰의 실시간 갱신, 배송원 배치, 식자재 수배의 최적화 등을 분석, 최단으로 15분 만에 배송할 수 있는 체제를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넷째는 원격 접객이다. 전문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는 원격 접객 부스를 점내에 설치하는 것이다. 개시 시점에서는 통신이나 전기, 가스 등 생활 인프라에 관한 상담에 활용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서는 서비스를 교육이나 학습, 헬스케어, 금융·보험 등으로도 확대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AI의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

다섯째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이다. AI, 데이터, 드론, 딜리버리, 휴먼 인터페이스와 같은 분야에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활약하고 있다.
그 스타트업 기업의 힘을 빌려 함께 리얼테크를 진행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방재재해 대책으로 자치단체와도 연계
로손, KDDI, 미츠비시 상사의 3사는, 로손을 기축으로 한 방재·재해 대책에서도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해 발생 시에 피해지역 생명선의 조기 복구를 도모하고 피해자의 안심과 생활지원에 기여하는 동시에 평상시부터 방재에 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편의점을 중심 거점으로 삼는 것이다. 통신과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면 편의점을 지역의 ‘멀티 허브’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 서비스 거점, 방재 거점, 산업 제휴 거점, 교통 거점 등의 과제를 편의점 중심으로 해결하는 체계를 갖춘다.
그런 체계가 지자체와의 제휴를 토대로 하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서는 KDDI가 제공하는 스타링크Starlink 통신 환경(종래의 위성통신 서비스에 비해 훨씬 고속으로 작동하는 데이터 통신 환경)이나 드론을 이용한 주변 패트롤에 의한 지역 안전의 강화, 미츠비시 상사와 KDDI가 사업회사를 통해서 제공하는 교통수단과의 제휴에 의한 이동 지원 등 지역의 과제 해결에도 공헌하면서 ‘로손 타운’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KDDI는 로손 점포의 옥상에 드론 기지국을 설치할 계획이다. KDDI의 기지국을 포함하면 전체 드론 기지국은 1천 개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서 띄우는 드론은 평상시에는 고령자·어린이 보호, 주변 순찰 등 지역의 안전 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재해 시에는 재해 상황의 1차 확인이나 수색 활동의 신속화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거대 지진의 피해지인 노토 반도에 ‘지역 방재 편의점’을 만들기 위해, KDDI는 2024년 9월에 이시카와현과 포괄 협정을 체결했다. 로손에 드론을 설치하거나 위성 브로드밴드 스타링크를 배치하거나 재해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츠비시 상사는 로손의 모회사로서 해외에서의 폭넓은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료 조달이나 제조 물류 등 주로 공급망 측면에서 로손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통신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한 KDDI와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미츠비시, KDDI의 2사 공동 체제를 배경으로 한 로손의 변혁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매우 기대된다.
마츠자키 다카시(松崎隆司)
경제 저널리스트. 기업경영이나 M&A, 고용, 사업승계, 비즈니스모델, 경제사건 등을 취재. 현재 니케이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프레지던트 등의 경제지나 종합지, 산케이비즈니스아이, 일간 겐다이 등에 기고하고 있다.
※ 본 원고는 필자 의견으로 당사의 투자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 본 원고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신호나 추천·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으며,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하는 고객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본 자료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의 증권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글. 마츠자키 다카시
사진.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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