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4. 04. 02
LOCAL vs. GLOBAL
베트남의 소매업 전쟁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고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많은 유통업체가 베트남의 가능성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 기업이 여전히 강세인 분야도 있지만, 외국계 기업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소매시장 전 부문에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2023년 초, 태국의 소매업체 센트럴 리테일 코퍼레이션CRC은 베트남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023~2027년 동안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14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센트럴 리테일 베트남CRV은 2027년까지 베트남 식품업계 1위, 부동산-쇼핑몰 부문 2위의 옴니채널 유통업체가 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소매업체 이온Aeon도 베트남 전역에서 쇼핑몰과 슈퍼마켓 개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식품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25년까지 매장 수를 3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온 베트남 오피스사업부 부사장인 다나카 고세이는 “쇼핑센터의 지방 진출, 다채널 판매 방식 개발, 안정적인 가격 유지, 슈퍼마켓에서의 베트남 상품 수 확대 등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태국의 BJC와 TCC 그룹이 합작 설립한 또 다른 태국의 주요 소매업체 MM 메가마켓 베트남MM Mega Market Vietnam도 최근 라오까이 북부 리조트 타운인 사파에 다섯 번째 물류창고를 개설하는 등, 1억 명의 인구를 가진 베트남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MM 메가마켓 베트남의 사장 브루노 주셀린은 최근 몇 년간 베트남 북부에서 남부까지 환적거점과 식품 공급 창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다고 강조하며, “이번 전략은 제품 품질을 높이고, 고객 공급처를 다양화하며, 지역으로 상품 수출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은 베트남의 소매시장 성장에 큰 기회가 있다고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도 9월 오픈했다. 이희승 롯데쇼핑플라자 베트남 담당이사는 “이번 매장은 하노이에 들어서는 롯데쇼핑의 두 번째 매장으로서 이 도시에서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는 베트남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노이와 호치민시는 성장을 위한 훌륭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주요 위치에 더 많은 매장을 개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마산Masan 그룹 산하 리테일업체 윈커머스WinCommerce의 이사인 응웬 티 프엉은 연말까지 전국에 3,400개 이상의 매장과 200만 명 이상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 1천 개 이상이 신규 매장이며 그에 따라 매출은 전년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마켓 및 대형마트는 피하고 도시와 농촌 지역의 복합편의점과 미니마트에 집중하여 소매 체인 입지를 강화한다는 것이 윈커머스의 전략이다.
사이공 코옵Saigon Co.op은 지난해 약 13억 7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슈퍼마켓 소매 부문 1위 자리에 올랐고, 전자상거래 부문에서도 5,33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2023년 성장 목표인 4.5%를 달성하기 위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유통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분명 해외 리테일업체와 베트남 리테일 업체 모두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각자의 전략을 가지고 있다. 마케팅 솔루션 제공업체인 아시아플러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구로카와 겐조는 베트남 리테일업체가 현지 시장 및 협상에 더 익숙하며 강력한 톱다운 전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 확장에 강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확장이 너무 빨리 이루어지면 운영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어느 시점에 가면 매장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 그 예로는 윈커머스의 슈퍼마켓 브랜드인 윈마트+ 및 MWGMobile World Investment Group의 바흐 호아 산Bach Hoa Xanh이 있다. 반대로 해외 리테일업체는 일반적으로 더 신중하게 준비하므로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글로벌 브랜드는 단기 수익성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사업 계획이 늦어진다.
베트남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2022년 베트남의 소매산업 규모는 1,420억 달러였으며 2025년까지 3,5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리테일업체들은 여전히 전국 매장의 약 70~80%를 점유하고 있다. 수천 개의 매장을 보유한 주요 브랜드로는 윈마트, 사이공 코옵, 바흐 호아 산 등이 있다. “우리는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소매 체인, 슈퍼마켓 및 쇼핑몰의 위치, 총매출, 소비자 서비스, 수익 등의 면에서 베트남 유통업체가 우위에 있음을 알고 있다”라고 산업통상부의 국내시장 부분 부국장인 르 비엣 응아는 말했다.
2022년 베트남의 소매산업 규모는
1,420억 달러였으며 2025년까지 3,5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영국의 종합 부동산 그룹 세빌스Savills는 현재 하노이와 호치민시에서 쇼핑센터의 평균 입점률이 95%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세빌스 하노이의 상업용 임대 부문 이사인 호앙 응우엣 민은 대부분의 임대인이 베트남 소매업체이며, 이분야에서는 패션과 화장품이 쇼핑몰 임대 공간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음료 부문은 베트남 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또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고객을 유인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쇼핑몰 임대 공간의 약 30%를 차지하고 주로 베트남 기업이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기관인 WGSN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 사이에서는 점점 더 베트남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76%는 외국 브랜드보다 현지 및 ‘메이드 인 베트남’ 제품을 선호한다. 하지만 외국 리테일업체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붓는 바람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WGSN 보고서는 베트남을 브랜드와 리테일업체가 주목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성장 시장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생산에 차질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베트남은 다국적 기업이 선호하는 사업지로 떠올랐다. 그리고 스타트업 수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2022년 중반까지 두 배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물류 인프라 개선은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뒷받침 요인이 되었으며 2025년까지 4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성장률이 약 6.2%로 예상되는 베트남은 곧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경제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베트남 조사기관인 큐앤미에 따르면 베트남의 강점은 중기적으로 탄탄한 거시경제의 성장에 있다. 1인당 GDP는 곧 태국 수준과 맞먹는 7,500달러에 도달할것으로 예상된다.
센트럴 리테일의 CEO인 욜 포카섭은 “센트럴 리테일은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강력한 잠재력에 주목하며, 베트남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우리가 지난 11년 동안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장해 온 이유다.”
현재 소매시장 환경은 롯데쇼핑이 베트남에서 더욱 확장할 수 있는 유망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이희승 이사는 최근 몇 년간 베트남 소매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글로벌 브랜드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관심 급증은 베트남 시장의 매력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잠재력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롯데쇼핑에게 모멘텀을 확보하고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의미한다.”
사이공 코옵의 응웬 안 둑 이사는 베트남 시장이 기업들의 시장 집중도 부족과 특히 전자상거래 부문에서의 대규모 리테일업체의 부재 등의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리테일업체들은 여전히 매우 세분화되고 규모가 작아서 개발을 위한 상당한 자원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롯데쇼핑의 이희승 이사는 베트남 소매시장에서의 기회 증가가 국내외의 수많은 경쟁자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더 많은 업체가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롯데쇼핑을 비롯한 리테일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12만㎡ 규모의 임대 공간을 갖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2023년 하반기에 문을 열었고, 입주율은 98%에 이르렀다. 2024년 또는 2025년 초에는 소매공간이 10만㎡가 넘는 티엔 보 플라자도 하노이에 개장할 예정이다. 세빌스 하노이의 호앙 응우엣 민 이사는 “이 두 가지 주요 프로젝트는 베트남 국내외에서 새로운 리테일 업체를 유치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강점은 중기적으로
탄탄한 거시경제의 성장에 있다.
1인당 GDP는 곧 태국 수준과 맞먹는
7,5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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