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 TREND
2022. 05. 24
더 빠르고 간편하게,
이제는 레디밀 시대
뚝딱! 일품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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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것은 물론이고 맛까지 좋아 코로나 시대 최고의 가정 간편식HMR으로 대접받던 밀키트의 인기가 저물고, 이보다 더 진화한 HMR, 레디밀Ready Meal이 등장했다. 이제 잠깐 데우기만 하면 일품요리가 완성되는 시대다.
가정 간편식의 진화는 무죄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664만 가구로 총 가구 중 31.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00년 대비 20년 만에 6배나 증가한 수치이며, 앞으로도 가파른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 가정 내 구성원의 역할 변화와 여가 시간 확대 등 사회 환경 변화로 인해 우리의 식생활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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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뜯고 조리만 하면 음식이 완성되는 밀키트는 외식이 자유롭지 않은 코로나 시국과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전후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혼밥족이 많아지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2년 만에 2배로 증가한 3,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는 간편식 시장이 본격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장 규모는 큰 폭으로 확대되어 2019년에 4조2,000억원에 이르렀으며, 올해에는 약 5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aTFIS 식품 산업 통계)

초기에는 단순히 집밥을 대체해 한 끼를 해결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점차 소비자의 욕구가 고급화, 개인화되어가면서 안주류, 디저트류 등 다양한 간편식들이 개발되고 있다. 유통경로 또한 상온 식품뿐만 아니라 냉장·냉동 식품까지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신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HMR시장의 확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두 가지 요인은 에어프라이어의 보급과 코로나19 팬데믹이다. 건조한 열풍으로 구워 바삭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 덕택에 즉석식품 시장은 품질과 서비스 면에서 한 단계 레벨 업 될 수 있었고, 폭발적인 성장의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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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라이어의 보급은 HMR 시장이 확대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어프라이어가 HMR 시장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은 HMR 시장 급성장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HMR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적용한 프리미엄 간편식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밀키트Meal Kit 등 즉석식품의 범위와 규모 또한 더욱 커지게 되었다.

다양한 종류의 HMR 중 눈에 띄게 큰 성장세를 보인건 밀키트다. 하지만 조리 시간이 다소 길고, 조리 후 설거짓거리가 많으며, 과잉 포장에 따른 많은 쓰레기 발생이 단점으로 지목되면서 이를 보완할 제품 연구가 시작되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레디밀Ready Meal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 모니터는 2025년까지 3조7,61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디 쿡? 레디 투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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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밀은 가성비와 편리성은 물론 음식 퀄리티까지 뛰어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가 레디밀을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는 시간을 절약해준다는 점이다. 볶거나 삶는 복합적인 방법으로 조리해야 하는 밀키트는 장 보는 시간을 줄여주고 약간이나마 조리하는 즐거움을 제공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조리 시간이 길고 설거짓거리가 많이 나오는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반해 레디밀은 세세한 부분까지 미리 조리되어 있어 10분 이내의 짧은 조리 시간으로 집밥과 비슷한 퀄리티의 맛있는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즉, 소비자의 니즈가 구입 후 바로 데워 먹는 형태의 ‘Ready to Eat’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이유는 쓰레기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밀키트는 여러 가지 식재료를 신선한 상태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과도한 포장 쓰레기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었다. 세 번째 이유는 극강의 가성비와 편리성이다. 4인 이하의 핵가족이 대세인 요즘, 웬만한 반찬을 소량 만들어 먹는 것보다 즉석식품을 사 먹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밀키트와 비교해도 레디밀은 가격 면에서 훨씬 메리트가 있다.

레디밀 전문업체인 테이스티나인의 사례를 보면, 기획에서 생산, 유통까지 직접 담당하는 SPFSpecialty stores-retailers of Private label Food모델을 구축해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앰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가열 등 간단한 조리를 거쳐 즉석 취식도 가능해 24시간 무인 매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레디밀의 진화는 진행 중
최근 식품, 외식업계의 발 빠른 행보를 보면, 그 중심에 레디밀의 성장에 대한 기대와 집중 투자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2 외식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4명은 간편식이 외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편의점 CU는 지난 3월 24일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라이브 방송인 <CU온에어>에서 올해 봄·여름의 트렌드를 ‘레디밀, 건강, 와인’으로 요약하고 카테고리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식품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이노바마켓 인사이트의 패트릭 매니언Patrick Mannion 대표는 작년말 <이코노미 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레디밀 시장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진단하고 있다. “혁신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젊은 층의 간편식 소비 증가와 함께 유기농 즉석식품, 멀티 쿠커국, 죽, 찜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가전, 건강식, 지중해식 조리법이 각광받으며 레디밀 신제품이 활발히 출시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로스팅 제품, 식물성 기반 닭 요리 등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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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밀은 소비자의 다양한 식생활 니즈에 부응하고자 고단백, 저지방, 저탄수화물 등 건강까지 고려한 음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레디밀 시장에서 한국식 바비큐 키트나 면역력을 높여주는 식품, 집밥 스타일 밀키트 등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또 2020년 팬데믹 이후 레디밀 구매처로 지역 편의점(36%)과 온라인 소매점(28%) 이용이 늘었다고 답한 소비자가 많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안전을 우선시한 결과다. 이런 추세는 편리성을 타고 지속될 것이다.”

레디밀은 종전의 ‘가성비, 편리성’ 트렌드에 더해 ‘건강, 개인화’를 포인트로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단백, 저지방, 저탄수화물과 글루텐 프리 등 소비자의 다양한 식생활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세분화된 제품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생긴 건강 우선의 니즈에 부응해 건강기능식품과 연계한 소비자 개별 맞춤형 서비스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개발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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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트렌드 #환경(ESG)
글. 손세근(식품안전상생협회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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