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약세장에 일상까지 흔들리고 있는 요즘, 가장 중요한 건 일상과 투자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상황이 바뀔 때마다 일희일비하거나 휘둘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해나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본다.
인간의 뇌는 수렵 생활에 맞게 진화되어 즉각적인 행동에 익숙하다. 사람들은 시세가 빠르게 변하고, 또 그것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주식시장에서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생긴다. 장기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도 이런 심리 때문이다. 또 인간의 뇌는 선형Linear에 익숙하다. 투자는 길게 볼 때 선형이 아닌 승수❶의 세계인데, 우리는 당장 보이는 직선에만 반응할 뿐이다. 투자의 기본은 장기 투자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을 볼 확률은 현저히 낮아진다. 그 사실은 지금까지의 투자 역사가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은 빠른 행동에 익숙하고, 빠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투자의 결과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인다고 가정해보자.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 상승 폭이 눈에 띌 만큼 크지 않다면 거의 지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엇이라도 하는 것을, 기다림보다는 행동하는 쪽을 지향한다.
오랜 시간 투자를 하려면 행동할 때와 기다릴 때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소음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음을 피하고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인터넷 정보 검색보다는 투자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상기할 수 있도록 투자 구루들의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❶ : 경제 현상에서 어떤 경제 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 요인의 변화를 가져와 파급효과를 낳고, 최종적으로는 처음의 몇 배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나는 총효과를 의미한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1996년 CEO의 편지에서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며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순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그의 투자 원칙은 일시적 성과에 치우치지 않고 시간을 이기는 투자를 실천함으로써 많은 투자자의 귀감이 되고 있다.
워런 버핏과 함께 전설로 불리는 찰스 멍거Charles Munger도 장기 투자에 대해 어렵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00년에 두세 번은 주식 가격이 절반으로 곤두박질친다. 이 일을 감당할 정도의 평정을 지킬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당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다. 평정심을 가지고 주식시장을 바라봐야 시장의 변동에 훨씬 철학적 태도로 임할 수 있다.”
증권 분석의 창시자이자 가치 투자 이론을 만든 인물인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은 “식료품 살 때처럼 투자를 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가격과 성능을 비교해보고 사는 것처럼 기업 가치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기업 가치와 주식 가격을 구분해 가치보다 가격이 낮은 것을 사면 투자이고, 둘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가격만 보고 사면 투기다.
주식 가격이야 매일 시장에서 형성되고 실시간으로 알 수 있지만, 기업 가치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투기나 도박에 가깝고, 낮을수록 투자에 가까워진다. 오랜 시간 투자를 이어가려면 꾸준한 기업 가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앤서니 볼턴Anthony Bolton은 늘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말로 일상과 투자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깨지지 않는Anti-fragile’ 투자를 위해서는 일상과 투자의 분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너무 몰입하는 투자는 길게 이어갈 수 없다.
워런 버핏은 1996년 CEO의 편지에서
“주식을 10년 이상 보유할 생각이 없다면 10분도 보유하지 말라”며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순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그의 투자 원칙은 일시적 성과에 치우치지 않고
시간을 이기는 투자를 실천함으로써 많은 투자자의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