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3. 05. 16
“아파트 가격, 바닥 찍었나요?”
마녀의 수정구슬에라도 묻고 싶은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
“내게도 마녀 할멈이 수정 속 미래의 남편을 보여줬어.”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중에서
정말 거래량이 늘고 있을까요? 예, 맞습니다.
1.3부동산 대책 발표로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곳이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월 1,000건대를 회복했습니다. 2022년 하반기 거래량은 월평균 681건에 그쳤습니다. 전년 동기 월평균 거래량인 2,686건 대비 4분의 1 수준입니다.
급급매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작년 하반기의 거래절벽기, 거래빙하기를 지나 올해부터는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1월 1,418건, 2월 2,456건, 3월 2,980건으로 매달 거래 건수가 늘고 있어요.
집계(계약일 기준 30일 내 신고) 중인 4월 거래량도 2,310건으로 이미 2천 건을 넘겼네요. 확실히 거래량은 회복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사이클별 거래량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가장 잘 설명한 이론은 ‘벌집순환모형’입니다. X축은 거래량, Y축은 가격입니다. 벌집은 육각형 모형이니 총 여섯 면이 나오겠네요.
1국면은 회복기입니다.
이때는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회복됩니다.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가 증가하기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2국면은 호황기입니다.
호황기라지만 거래량은 크게 줄어듭니다. 1국면에서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보다 많이 올라 전세가율은 낮아집니다. 전세가율이 낮아져(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커져서) 갭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니 투자수요는 감소합니다.
반면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하나’라는 고민과 함께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집니다. 거래량은 감소하지만 가격은 2국면에서 폭등하는 모양을 보입니다.
3국면은 침체진입기입니다.
‘가격이 너무 올랐고 언제 떨어져도 놀랍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거래량은 더 감소하고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하락사이클의 시작인 4국면은 침체기입니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도 크게 떨어집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크게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가격이 폭락하니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거래량이 급감합니다. 회복/호황기(1,2국면) 때 분양했던 아파트들의 입주 물량이 봇물 터지듯 터지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벌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4국면이 되면 거래절벽, 미분양증가, 역전세난 등의 기사가 신문에 많이 실립니다.
5국면은 불황기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 거래량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좀 더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6국면은 회복진입기입니다.
하락장이 길게 이어지면서 ‘집값도 떨어지고 오르지 않는데, 뭐 하러 집 사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매매가격은 큰 변화가 없는데 전세가격이 오르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6국면에는 전세가율이 크게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