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 The Sage Investor
2023. 01. 05
고물가 시기에도
혁신성장 테마는 유효한가?
The Sage Inve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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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가 많이 가라앉았다.
그러나 미래 성장성이 꺾이지 않는 한 혁신테마가 와해될 일은 없을 것이다.
워런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성공적인 투자자이다. 워런 버핏이 매년 주주에게 보내는 서한은 항상 경제신문의 한 면을 장식하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지금과 같이 시장이 녹록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워런 버핏의 주주 서한을 보면서 그 당시 그의 충고와 통찰력이 어땠는지를 살펴보곤 한다.

2022년 11월 현재 시장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다행히 고점을 형성한 후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8%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미연준(Fed)이 추구하는 2%보다 한참 높은 수치이다. 미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야기하는 문제가 금리 인상에 따른 일시적 경기 하강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많은 전문가는 금리 인상의 폭이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겠지만 2023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1년까지 주식시장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로보틱스, 인공지능, 사이버 보안, 원격진료, 전기차, 클린테크 등 다양한 혁신성장 테마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있고, 이에 대한 고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주식, 채권, 환율 등 자산시장이 부진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작년까지 높은 성과를 보였던 혁신성장 테마의 낙폭이 커지면서 많은 투자자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혁신성장 테마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전혀 유효하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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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높은 성과를 보였던 혁신성장 테마의 낙폭도 커지면서 많은 투자자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혁신성장 테마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전혀 유효하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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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과거 워런 버핏이 1981년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주주에게 보낸 서한을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80년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15%에 육박했고 1981년에도 10%에 달했다. 바로 중동발 오일쇼크 때문이었다. 1970년대에 걸쳐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중동전쟁으로 1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였다. 당시 중동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돕는 서방 국가에 대해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오일 가격의 쇼크가 왔다.

그리고 1979년 이란혁명이 발생하여 그때까지 미국의 지원을 받았던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탄생했다. 이란은 팔레비 왕조의 망명을 도운 미국과 단교를 선언하고 원유 수출을 중단했다. 이로 인하여 1978년 초 배럴당 13달러였던 유가가 1981년 10월 말 38달러까지 상승하는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다. 그리고 전 세계는 인플레이션에 실업률, 경제 하강이 더해진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이하게 됐다.

그 당시 경제 상황은 현재보다 더욱 심각했다. 물가는 두 자릿수로 오르는데 실업률도 7% 이상이었다. 이러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워런 버핏은 1981년 주주들에게 어려운 환경이지만 자신은 지속적으로 두 가지 특성을 지닌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그 혹독한 상황에서 기업 투자 및 인수를 지속하겠다니. 그때 당시를 생각하면 상당히 의아해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듯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낸다. 냉철하게 현재를 분석하여 미래의 또 다른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행에 옮기느냐 마느냐다. 인플레이션과 경기하강이라는 시점에서도 워런 버핏이 말한 훌륭한 기업의 특성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가격 결정력이 뛰어난 기업이며, 둘째는 높은 성장성을 가진 기업이다. 가격 결정력이 높아서 시장에 임팩트가 큰 기업(산업),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성장성을 가진 기업(산업)은 고물가 시대 그리고 경기 하강 시기에도 훌륭한 장기 투자처이자 또 다른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2022년 현재 혁신성장 테마는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우려로 투자자에게서 외면당하고 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지혜를 따라서 잘 생각해 보면 혁신성장 테마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훌륭한 투자 접근법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2022년에도 혁신성장 테마의 성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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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분기 그리고 2분기 GDP 성장률이 연속해서 축소된 가운데에서도, 혁신성장 테마 기업은 지속적으로 우수한 매출 성장률을 보여왔다. GlobalX가 현재 투자하고 있는 혁신성장 테마 33개 중 블록체인, 리튬 배터리, 유전체학, 원격진료, 클린테크 등 대부분이 최근 인플레이션율 8.5%보다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에 반해 S&P 500 기업의 경우 절반이 조금 넘는 63%만이 인플레이션율보다 매출 성장률이 높았다.
혁신성장 테마의 성장을 이끄는 요인은 제각기 다르지만 그중에서도 공통되는 요인이 있다. 경제의 장기적이고도 구조적인 변화의 혜택을 받아 지속적인 성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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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테마의 성장을 이끄는 공통되는 요인이 있다.
경제의 장기적이고도 구조적인 변화의 혜택을 받아 지속적인 성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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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리튬 및 배터리 기술 회사의 경우, ▲정부의 다양한 친환경 정책과 각종 전기차 보조금 및 지원 정책, ▲기업의 전방위적인 전기차 라인업 계획과 이를 위한 투자, 그리고 ▲이에 따른 소비자의 전기차 수요 급증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게다가 리튬 및 배터리의 생산은 상당히 비탄력적으로 생산 능력 확장에는 3~5년의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원유처럼 바로바로 증산, 감산이 가능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리튬과 배터리의 생산량이 수요를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에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산업은 다년간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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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세계적으로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었고 재택근무 등 원격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더해지면서 데이터 유출, 사이버 위협에 대한 경각심이 상당히 커졌고 이에 따라 정부, 기업, 개인의 사이버 보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 양이 방대해질수록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 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리고 유전체학 및 바이오테크 회사들은 mRNA 코로나19 백신으로 큰 매출 성장을 하였고 많은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클린테크, 원자력, 수소,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역시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해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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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은 단기적 위험요소
높은 금리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이는 기업의 미래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모든 주식이 이러한 위험에 직면해 있고 그중에서도 미래 장기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성장 기업은 일반적으로 미래의 성장을 위해 현재의 수익과 자본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이론상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성장 회사는 금리 상승에 민감하다.
회사의 자본 비용과 주식의 가격은 장기 금리에 더 민감하다. 반면, 단기 금리의 변동성이 반드시 기업의 가치 절하를 야기하지는 않는다. 특히 성장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부채 수준이 낮은 회사는 단기 금리 변동성에도 타격이 덜하다. 최근의 금리 상승은 단기 채권의 수익률 곡선에서 더 확연히 드러난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는 1.51%에서 3.45%로, 올 초부터 현재까지 190bp 정도 상승한 반면, 6개월 만기 국채는 0.18%에서 3.68%로 상승하여 360bp나 높아졌다.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이 장기 금리에는 영향이 있더라도 적으며, 부채 수준이 낮은 회사에는 더욱 그러하다.

한편,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올해 성장주는 이미 큰 밸류에이션 하락을 겪고 있다. 러셀 성장주 지수(Russell Growth Index)의 선행 주가수익률(Forward PER, 추후 12개월간의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률)은 올해 34배에서 24배로 10배가 축소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S&P 500은 겨우 5.5배밖에 줄지 않았다.
2001년 이후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은 장기 금리와는 역상관관계를 보였다. 금리가 상승할 때 S&P 500의 선행 주가수익률은 일반적으로 더 낮았다. 그러나 혁신성장 테마는 예외였다. 금리 상승 시 밸류에이션 역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또한, 10년 금리와 소셜 미디어 및 스트리밍 회사가 포함된 통신 섹터 간에도 과거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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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환경에서도 성장은 가능하다
생산자가격과 소비자가격 간의 괴리를 살펴보면, 기업의 이익이 회복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2021년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7% 상승했다. 그러나 생산자, 즉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 8개월 전인 2021년 4월에 7%를 경험했다. 2022년 6월 기준 소비자 물가지수 및 생산자물가지수는 각각 9.1%, 18.3%로 정점을 찍었다. 둘 사이 격차는 70년 이래 최고였다. 생산자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S&P 500 기업의 이익은 전년과 대비했을 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분명히 기업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이 더 좋은 일이지만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더 나은 경영 정책과 새로운 기술 적용 등 자체적인 발전과 개선을 통해 고비용 환경을 헤쳐나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고용지표는 미국 소비의 건전성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실업률이 증가할 경우에는 다시 한번 시장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 실업률이 3.5% 정도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아직까지 대규모 해고 등 기업이 비용을 축소하는 모습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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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성장 테마는 사회에 장기적,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는 가격결정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뚜렷할 것이라 예상된다.
2023년을 준비하면서 지금이라도 다시 혁신성장 테마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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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투자 대상
투자자 입장에서는 혁신성장 테마의 장기 성장성에는 동의하지만,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도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이 복잡하다면 다양한 변수를 제거하고 투자 결정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답은 1981년 워런 버핏의 메시지(가격결정력과 높은 성장성)에 있다.
혁신성장 테마는 사회에 장기적,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는 가격결정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뚜렷할 것이라 예상된다. 2023년을 준비하면서 지금이라도 다시 혁신성장 테마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Pedro Palandrani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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