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4. 03. 27
금리 변동기, 장기채 투자 원한다면
스트립채권 눈여겨보세요
ETF, 이것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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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리 동결과 함께 연준은 2024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하며 현재 수준에서 최소 3차례 인하될 수 있음을 시사했고, 주요국 증시는 즉시 강하게 반응했다. 이후 연준 총재를 비롯한 위원들이 해당 발언을 진화하고 나서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4년 증시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및 고용시장이 얼마나 안정되는 지에 근간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식, 통화 등 다양한 투자자산이 기준금리에 반응하지만 가장 먼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산 가운데 하나가 채권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사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물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국도 연쇄적으로 비슷한 반응을 보였는데 시중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3년물을 비롯해 5년물, 10년물 모두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3.5%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만약 이러한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자산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에 대한 높은 관심
채권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대비 낮은 변동성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이자수익이 발생하는 인컴자산이기 때문이다. 근래 여러 차례 정책금리가 인상된 만큼 향후 금리 인하를 감안할 경우, 채권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높아지기도 했다. 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과 더불어 자산 배분차원의 대안으로,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매수는 크게 증가했다. 장외채권을 예로 들면, 2022년 한 해 동안 총 20조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2023년 11월 한 달을 기준으로 장외채권을 34조원 넘게 매수 중이다. 2020년, 2021년 개인투자자들의 연간 장외채권 순규모가 각각 3조8000억원, 4조50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장외채권 시장을 통한 직접 거래뿐만 아니라 보다 접근성이 좋은, 증권사를 통한 채권 거래 역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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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시에 향후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고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기대감이 적용되어 나타난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리가 낮아진다면 장기채권의 투자수익은 극대화 된다. 더불어 자산배분 차원에서도 채권은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채권에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리 인하에 베팅하려면 장기채권 투자
일반적으로 단기금리는 기준금리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장기금리는 향후 경기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향후 장기적인 금리 인하에 대해 어느 정도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면 장기채권 투자가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

듀레이션은 채권 투자 시 투자원금의 평균 회수기간을 의미하며,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척도다. 듀레이션이 길어질수록 변동성이 커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가격의 변동폭도 커지게 된다.

장기적인 금리 하락 상황을 가정해 보면, 장기채권은 듀레이션이 길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자본차익이 높다. 반면 단기채권은 만기가 도래했을 때 금리가 낮아진 상태에서 재투자를 해야 하는 리스크가 생긴다. 반대로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장기채권 투자 시 자본손실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반면 단기채권 투자는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제한되고 만기 후 재투자 시 더 높은 금리의 채권 투자가 가능하다.

특히 미국 장기채권의 경우 국내 장기채권에 비해 상대적인 강점을 지니는데, 우선 미국 연준 기준금리의 절대적 수준이 한국보다 높기 때문에 그만큼 금리 하락 여지가 클 수 있다. 또 경기가 연착륙하지 않고 둔화되는 경우 미국 채권과 달러를 선호하는 현상이 부각되면서 그 자산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스트립채권, 듀레이션을 더 길게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스트립(STRIP·Separate Trading Registered Interest and Principal of Securities)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트립채권은 원금과 이자가 붙어있는 고정금리 이표채권을 각각 원금만 있는 채권(원금스트립)과 이자만 있는 채권(이자스트립)으로 분리 발행해 투자성을 높인 채권을 말한다. 경우에 따라 스크립채권을 재결합해 이표채권으로 만들 수도 있다.

결국 스트립채권은 이표채권의 현금 흐름을 분리해 원금 및 이자 각각의 무이표채권으로 전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연 2회 이자를 지급하는 30년 만기의 이표채를 스트립하면, 30년 뒤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스트립 1개와 6개월마다 만기가 도래하는 60개의 이표스트립채권 등 총 61개의 개별 무이표채권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스트립채권은 2006년 도입돼 2010년부터 늘어났고, 2016년부터 장내유통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 규모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30년 만기 채권 vs 30년 만기 스트립채권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일반적인 30년 만기 채권과 동일 만기의 스트립채권은 어떤 차이점을 가질까. 먼저 스트립채권은 동일 만기의 채권과 비교할 때 듀레이션이 더 길고 이에 따라 더 높은 변동성을 가진다. 가령 일반 국고채 채권은 실제 듀레이션이 30년보다 훨씬 짧다. 원금스트립채권과 이자스트립채권에 동시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고채 원금 스트립의 듀레이션은 실제 만기인 30년에 가깝다.

하지만 30년 스트립이 중간중간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듀레이션이 긴 만큼 변동성이 높아 향후 금리 하락 시 더 높은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원금스트립채권은 듀레이션이 실제 만기에 가까울 정도로 길어, 금리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극대화된다. 따라서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도 더욱 크게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원금스트립이든 이자스트립이든 각 개별 스트립채권은 중간중간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만기에 한 번에 상환되기 때문에 금리 하락 시 채권 투자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이자의 재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스트립채권에 ETF로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스트립채권에 투자하는 상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 등의 이름이 붙은 ETF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품들은 원금과 이자가 붙어있는 채권을 스트립채권으로 분리하고, 주로 만기가 긴원금스트립채권에만 투자해 채권의 평균듀레이션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한다. 기존 30년물 채권 투자 ETF의 경우 듀레이션이 17~18년 수준인 반면, 스트립채권 30년물의 듀레이션은 27~29년가량으로 50% 정도 길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언급한 ETF 2종의 순자산이 2023년 12월초 기준 3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당시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연중 지속적으로 고전하던 미국 장기채 투자상품 수익률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1월을 지나며 미국 고용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을 비롯해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시장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이 주효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세 및 신용등급 강등 이슈 등으로 미국 30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초장기 듀레이션의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미국 장기채권이 저평가 구간에 있고 장기적으로 금리가 우하향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레버리지를 제외하면 해당 ETF가 국내 미국 장기채 ETF 중 듀레이션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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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리스크는 상존, 장기적 시각에서 분산투자 차원 접근해야
지금까지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장기금리가 하락하면 장기채권의 투자매력도가 커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용률 또는 물가상승률이 예상과 달리 견조하거나 심지어 다시 오르게 되면 앞으로도 금리 인하의 기조가 지속될지 여부는 장담할 수 이야기다. 30년 원금스트립 채권은 금리가 인하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대상이다. 반대로 말하면 금리가 인상할 경우 손실 역시 커질 수 있다는 말이다. 금리 변동 방향성에 따라 손실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국고채나 미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라서 신용위험, 디폴트 위험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확보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은 금리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크다는 말이고, 일반 채권형 상품 대비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다.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2022년의 경우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동시에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안전자산인 채권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변수는 인플레이션에서 펀더멘털과 금융안정으로 이동할 것이며 이는 달리 말하면 주식, 채권 간의 상호보완적 자산배분 효과가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높아진 채권 금리로 인해 자산배분 효과 측면이 아니더라도 채권 자산 자체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과거 대비 높다고 판단된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완화적 스탠스로 전환하게 된다면 채권 투자자들은 이자수익에 더해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까지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일반적으로 듀레이션이 긴 장기채권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부각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고 고용시장 둔화를 확인 후에 가시화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예상보다는 늦어질 수 있다.
※ 본 원고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신호나 추천·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으며,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이용하는 고객에게 있습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임종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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