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ISORY / Weekly 부동산 ISSUE
2023. 07. 04
이웃간 갈등 부르는 ‘층간소음’ 심한 아파트는 따로 있다?
아파트 구조 살펴보기
‘층간소음 복수 음악’ ‘층간소음 참교육’… 유튜브에 ‘층간소음’을 검색하면 뜨는 연관검색어들입니다.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짐작할 수 있죠. 그들이 몹시 화가 나 있다는 사실도요.
흔히 ‘낡은 아파트가 층간소음이 심하다’고 생각하기 쉽죠. 실상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오래된 아파트 가운데 1986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층간 소음 이슈가 거의 없어요. 아파트 구조가 요즘 아파트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1986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기둥, 그리고 상부에서 기둥들을 이어주는 보로 구성된 기둥-보 구조가 대부분입니다. 기둥-보 구조 중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를 라멘구조라 불러요. 라멘구조에선 벽체는 단순히 공간을 구분하는 역할이라, 벽돌을 쌓아 만든 형태의 경량 구조로 돼 있어요.
라멘구조
라멘구조는 콘크리트로 만든 기둥과 보가 건물 전체를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합니다. 그러니까 이 구조는 진동 흡수가 잘 돼 층간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요. 그래서 라멘구조 등 기둥-보 구조를 적용한 주상복합이나 일반상가 건물은 층간소음 이슈가 거의 없어요. 게다가 벽을 철거하더라도 기둥과 보가 전체구조를 잘 유지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라멘구조 아파트는 리모델링이나 평면구성이 비교적 손쉽다고 볼 수 있어요. 예외적으로 라멘구조에서 기둥이 지나가는 부위는 일부 구조 변경에 제약이 있어요. 몇몇 주상복합의 경우 기둥이 거실을 지나가거나 방의 구석에 제법 큰 기둥이 자리잡아, 내부공간이 부자연스러운 사례도 있죠.
라멘구조가 대세였던 일반아파트 시장은 1986년 이후 벽식구조가 확산되면서 크게 변했어요. 벽식구조란 기둥과 보가 없이 벽체가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를 말해요. 벽식구조는 내력벽이라 불리는 강화콘크리트 벽체만으로 구성됩니다. 내력벽은 공간구분은 물론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죠. 이 때문에 내력벽은 원칙적으로 철거가 불가능해요.
벽식구조
내력벽을 사용한 벽식구조는 라멘구조에 비해 시공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기둥이 없어 실사용면적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둥-보 구조인 주상복합보다 벽식구조인 일반아파트의 전용율이 높은 점이 이 때문이죠.
비용과 공간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1986년 이후 일반아파트가 벽식구조를 택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어요. 이 즈음 목동, 상계, 과천 등 대규모 신도시와 아파트 단지가 줄줄이 개발됐는데,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벽식구조가 매력적이었겠죠.
하지만 치명적 단점도 있어요. 벽식구조는 진동을 흡수하는 기둥과 보가 없어, 층간소음이 쉽게 발생합니다. 심지어 내부에 생긴 층간 소음이 내력벽을 타고 다른 층으로 쉽게 전파돼요. 이러다 보니 벽식구조에선 층간소음 원인이 바로 윗집이 아닌 경우가 많아요. 여러분을 밤마다 괴롭게 하는 층간소음의 주범은 윗집이 아닐 수도 있는 거죠.
층간소음 문제가 심해지자 정부는 아파트 바닥슬래브 두께를 15㎝ → 18㎝ → 21㎝로 강화했어요. 12㎝ 정도면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벽식구조의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계속 기준을 높인 거예요. 더 나아가 21㎝ 슬래브 위에 완충재를 덧입혀 소음을 줄이도록 했고요.
그러나 이런 변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겠죠. 벽식구조 자체가 층간소음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구조이니까요. 다행히 정부는 실제 소음측정 기준을 함께 적용해, 층간 소음 감소를 유도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최근 입주한 아파트는 과거보단 층간소음이 다소 덜해졌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아파트 신축 시 기존 벽식구조 외에 무량판구조도 적용되고 있어요. 무량판구조는 보와 내력벽 없이, 기둥과 바닥 슬래브로만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입니다. 내력벽이나 보의 역할을 기둥과 두께를 강화한 슬래브가 대신해요.
무량판구조는 보가 없어 기둥-보 구조보다 시공기간이 줄고, 벽식구조의 내력벽이 없어 공간구성에 제약이 덜해요. 이런 장점 때문에 아파트 주차장이나 백화점, 쇼핑몰 등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무량판구조
무량판구조가 구조적으로 안전하기 위해선 기둥은 물론 기둥과 연결된 슬래브가 제대로 시공돼야 하죠. 특히 기둥과 슬래브가 연결된 부위는 하중을 지탱하는 핵심부분이라, 제대로 된 설계시공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최근 철근 등 자재 가격 인상으로 일부 시공 현장에서 가설철근량을 줄여 시공하는 등 부실시공 사례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붕괴사고가 난 검단신도시 한 무량판 구조의 아파트 주차장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무량판구조는 벽식구조보단 아파트 평면 등 공간구성이 쉬워요. 기둥이 있어 벽식구조보다 수명이 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일반아파트 시공에 채용이 확산되고 있어요. 반면 내력벽구조보단 벽체가 튼튼하지 않아 세대 간 소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층간소음 측면에선 무량판구조가 벽식구조보다 약간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차이는 적어요. 이 때문에 무량판 구조에도 슬래브 두께 등 층간소음방지기준이 벽식구조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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