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2. 12. 22
2023년 연금투자자가
기억해야 할 R.A.B.B.I.T
P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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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어느덧 보름 밖에 남지 않았다. 올해는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자산 가격 하락으로 모든 투자자들에게 쉽지 않은 해였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투자자들의 마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끝나지 않는 위기는 없었고, 시장은 항상 새로운 돌파구를 찾곤 했다. 특히 노후를 위해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를 점검하고 내년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2023년 토끼해를 맞이해 연금투자자는 어떤 테마들을 눈여겨 보면 좋을까? ‘토끼(rabbit)’의 영문 스펠링에 맞추어 살펴보았다.
(1) R – 리츠(REITs) : 리츠, 연금저축에서도 투자 가능하다
올해는 대다수 상장리츠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미국발 금리인상, 경기 침체 우려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쳐 리츠 주가는 연초 대비 20~30% 하락한 상태이고, 심지어 PBR(주가 순자산비율)이 1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리츠 시가총액이 보유 부동산의 순자산보다도 작아졌다는 뜻이다. 리츠가 담고 있는 기초자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과도한 가격 하락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요 리츠의 시가배당률이 6~8%에 이르는 만큼 신규 리츠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저가 매수의 기회로 고려할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정부는 연금저축에서 리츠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기존에는 DC형 퇴직연금 및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만 가능했으나 연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넓혀준 것이다. 연금저축을 활용하게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한도 확대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리츠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어 70%의 투자 한도가 있는 반면, 연금저축에서는 100%까지도 가능하다.
(2) A – 평균단가분할매입법(dollar cost Averaging) : 타이밍보다는 꾸준함
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다 손실이 났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연금상품을 매매에 앞서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있다. 연금은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현재의 손실과 지지부진한 수익률만이 눈에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연금투자자라면, 약세장을 손실의 관점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싸게 주식을 많이 살 수 있는 기회라는 발상의 전환을 해볼 필요가 있다. 올해 국내에서 발간된 아마존 베스트셀러 “저스트 킵 바잉(Just keep buying)”에서 주장하는 바가 그것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그냥 계속 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매입 방법은 ‘평균단가 분할 매입법(Dollar Cost Averaging)이다. 주가의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정기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투자 방식을 장기적으로 수행하게 되면 쌀 때 많이 사고 비쌀 때 적게 사면서 장기적으로 매입 평균 단가를 낮추어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발휘 된다.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저점을 포착해서 목돈을 투자하는 방식, 바이더딥(buy the dip)이 훨씬 더 수익률에 도움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다. 문제는 바이더딥은 붕괴에 가까운 폭락장에서 투자했을 때여야 효과를 가지는데, 언제가 저점인지 포착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언제가 저점일지 탐색하는 동안에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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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 – 바벨전략(Barbell strategy) : 안전+위험, 동시에 들어올리자
상승인지 하락인지 추세를 명확하게 갈피를 잡기 어려운 시장.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보면 좋을까? ‘안전’만 추구하자니 수익률을 포기해야 하고, ‘성장’을 택하려니 예측 불가능한 시장이 위협적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모두 담으면서 수익률을 취하는 방법으로 바벨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바벨 전략이란 성격이 다른 두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을 말한다. 바벨의 생김새를 떠올려 보면 양쪽 끝이 묵직하고 가운데는 가볍다. 이를테면 한 축을 가치주로 구성한다면 다른 한 축은 성장주로 구성하는 것이다. 전자인 가치주의 역할은 최근과 같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주식시장의 불안기에 포트폴리오를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후자인 성장주의 경우는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경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성장주의 상승을 반영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견인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채권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장기채권을 한 축으로, 단기채권을 다른 한 축으로 구성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대 금융학 교수 호스트마이어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50년의 채권, 주식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을 때 금리인상기에는 바벨 전략이 시장평균을 앞서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4) B - 채권 (Bond) : 채권의 시대가 왔다?
2022년 금리 상승과 증시 불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은 주식보다 안정적인 채권에 모아졌다. 투자자가 채권에 투자하려면 크게 개별 채권(알채권), 채권형 펀드, 채권형 ETF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DC형 퇴직연금과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3가지 모두에 접근 가능한데, 연금저축펀드에서는 개별 채권 투자가 불가능하다. 퇴직연금으로 개별 채권 투자 시 유의할 점은 위험자산 한도이다. 기본적으로 위험자산은 70%까지만 담을 수 있는데, 회사채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한 종목당 30%까지만 편입할 수 있다. 국공채와 통안채는 안전자산이므로 계좌의 100%도 채울 수 있다. 채권형 ETF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최근 등장한 만기매칭형 ETF 같이 채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상품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기매칭형 ETF는 만기가 비슷한 채권들로 구성되고, 만기 시에는 투자자들에게 원금와 이자를 지급한 후 상장이 폐지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 11월 9종의 만기매칭형 ETF가 상장 된 후 3주만에 설정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얻는 중이다.
(5) I – 인컴형 자산(Income) : 제2의 월급으로 준비하는 노후 소득공백
연금투자자에게 노후를 위한 목돈 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은퇴 후의 현금흐름, 정기적인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오피스텔이나 상가 투자를 통해 월세나 임대료를 받는 방법이 많이 고려되었다. 그러나 부동산 자산의 경우 매매의 편의성이 금융자산과는 비할 수 없이 떨어진다는 점, 투자에 목돈이 필요하며 분산 또한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월세 아닌 월세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인컴형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포함되는 자산으로 고배당 주식 채권, 리츠, 인프라펀드 등을 들 수 있는데, 올해는 월분배형 ETF(상장지수펀드)가 출시돼 인컴형 자산 대열에 이름을 올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ETF의 경우 그 자체로 다양한 주식에 분산투자되어 있기 때문에 연금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일한 인컴형 자산에 투자할 때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총 13개가 출시되어 있으나,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반영해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월분배형 ETF를 포함해, 인컴형 자산을 선택할 때에는 단순히 배당률이 높은지의 여부만 살필 것이 아니라, 분배금의 지속가능성, 기초자산의 안정성을 따져보아야 하며, 해외형 ETF의 경우라면 환헤지 여부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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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 –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 :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 제대로 고르기
2022년 7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되어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퇴직연금 가입자(DC형, IRP)들의 디폴트옵션 상품 지정이 시작된다. 디폴트 옵션 제도는 퇴직연금이 가입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낮은 수익률로 귀결되지 않게 하는 데에 초점이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만기가 된 상품에 대한 운용 지시가 일정시간 일어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된 상품으로 자동 운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디폴트옵션 제도의 골자이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선택이 임박한 가운데, 현재 어떤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을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서 지난 10월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디폴트옵션 상품 중 투자형으로는 TDF(타깃데이트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16.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이 밸런스드펀드(balanced fund)가 14.9%, 원리금보장상품과 펀드가 혼합된 포트폴리오 상품이 14%로 뒤를 이었다. TDF는 생애주기에 맞추어 펀드 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자동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가입자가 자산배분에 신경쓰지 않아도 꾸준한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선호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제도 자체가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관심이나 여력이 크게 떨어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스스로 투자 결정에 자신이 없거나 학습이 여의치 않다면 TDF와 같은 자동 자산배분 상품이 디폴트옵션으로서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디지털콘텐츠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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