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2. 10. 12
퇴직연금,
어디에 투자하고 있나요?
단계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활용법 STEP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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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2일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가 도입됐다. 국내에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자신에게 맞는 디폴트옵션 상품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지금부터 내게 맞는 디폴트옵션을 선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5단계에 걸쳐 살펴본다.

STEP 1. 내 퇴직연금 종류와 투자상품을 확인한다
STEP 2. 내 투자 스타일을 확인한다
STEP 3. 디폴트옵션 상품 종류와 특징을 파악한다
STEP 4. 내게 맞는 디폴트 옵션 상품 선택하고 활용한다
STEP 5. 디폴트옵션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퇴직연금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나요?”라고 물으면 “글쎄요”라며 머뭇대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상품을 선택하기는 했는데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하는 이들은 그나마 낫다. 가끔은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이도 있고, 퇴직연금에 가입하기는 했어도 그게 DB(확정급여형)인지 DC(확정기여형)인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다.

새로 도입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는 이 같은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퇴직연금을 점검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디폴트옵션 제도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운용 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운용 방법을 정해 두는 것이다. 그래서 관련 법에서는 디폴트옵션을 ‘사전지정운용제도’라고 한다.

고용노동부가 상품 심의 결과를 내놓고 퇴직연금 규약에 디폴트옵션이 반영되면, 퇴직연금사업자(금융회사)는 DC형 퇴직연금과 IRP 가입자에게 디폴트옵션 상품 리스트를 제시하고 이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할 것이다. 이때 퇴직연금 가입자는 단순히 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상품 선택에 앞서 자신이 현재 가입하고 있는 퇴직급여 종류가 무엇이고, 퇴직연금 적립금을 어떤 금융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현재 어떤 제도와 상품에 가입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미래에 적용될 상품을 고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다.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점검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가입 중인 퇴직연금 제도를 확인한다
먼저 자신이 가입한 퇴직급여 종류부터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근로자가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일하고 퇴직할 때 사용자로 하여금 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퇴직급여 제도는 사용자가 퇴직급여 재원을 관리하는 방법에 따라 퇴직금과 퇴직연금으로 나뉜다. 퇴직금 제도를 선택한 회사는 퇴직급여 재원을 회사 내부에 보관한다. 이 경우 회사 재정에 문제가 생기면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못 받을 수도 있다. 퇴직연금 제도를 선택한 회사는 퇴직급여 재원을 금융회사에 보관한다. 따라서 회사에 문제가 있더라도 근로자가 퇴직 급여를 수령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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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은 금융회사에 맡겨둔 퇴직급여 적립금을 누가 운용할 것인가에 따라 DB와 DC로 나뉜다. DB는 회사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 운용에 따른 손익도 전부 회사에 귀속된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는 운용 성과와 무관하게 정해진 방법에 따라 지급된다. DC 가입자들은 자기 퇴직계좌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1년 일하면 그해 급여의 12분의 1 이상을 해당 퇴직계좌에 이체해준다. 근로자는 자신의 퇴직계좌에 이체된 퇴직급여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운용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진다.

DB와 DC 이외에 IRP(개인형퇴직연금)도 있다. IRP는 다시 기업형과 개인형으로 나뉜다. 기업형 IRP는 상시근로자가 10인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이 퇴직연금규약을 작성하지 않고 간편하게 퇴직연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업형 IRP는 사용자가 부담금을 납입하는 데 반해, 개인형 IRP는 가입자가 부담금을 납입한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면서 노후자금을 마련하거나, 퇴직급여를 이체하고 연금을 수령할 요량으로 가입한다. 기업형이 됐든 개인형이 됐든 IRP 적립금 운용은 가입자가 한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을 책임져야 하는 DC와 IRP 가입자에게 적용된다. DC와 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해당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미리 정해두는 것이 디폴트옵션이다. 자신이 가입한 퇴직연금이 DB인지 DC인지, 어떤 금융회사에 DC와 IRP를 가입하고 있는지 모른다면, 금융감독원이 운용하는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을 방문해 ‘내연금조회’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DC, IRP에서 가입 중인 상품을 확인한다
DC와 IRP 가입자는 현재 가입하고 있는 상품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 앞서 통합연금포털에서 ‘내연금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약 내용을 조회할 수 있다. 하지만 보유 상품 현황과 상품별 손익현황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조회하고 싶다면 가입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가입 중인 금융상품을 파악할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DC와 IRP 가입자는 적립금과 부담금에 대한 운용 지시를 나눠서 할 수 있다. 적립금이 이미 계좌에 쌓여 있는 돈이라면, 부담금은 앞으로 계좌로 들어올 돈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은 적립금과 부담금을 같은 상품에 운용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빼놓지 말고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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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와 IRP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DC와 IRP에서는 은행정기예금, 보험사 확정금리보험(GIC), 증권사 ELB와 같은 원리금 보장상품부터 펀드, ETF, 리츠 등 실적배당상품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에는 투자할 수 없다. 하나의 상품을 골라 적립금을 전부 투자할 수도 있고, 여러 개의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할 수도 있다.

다만 가입 회사에 따라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금융상품이 다르기 때문에 이 점도 확인해 봐야 한다. 현재 가입 중인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IRP 가입자는 계좌이체 제도를 활용해 타 금융회사로 이전할 수 있다. DC도 회사에서 복수의 금융회사를 연금 사업자로 선정하고 있으면 변경할 수 있다.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살핀다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DC와 IRP 가입자는 적립금을 운용할 때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지켜야 한다. 적립금 중 70%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나머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는 주식 편입 비중이 40%를 초과하는 주식형펀드와 주식혼합형펀드가 있다. ETF도 펀드의 일종이라서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일정한 조건을 갖춘 TDF(타깃데이트펀드)는 위험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디폴트옵션은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적용하지 않는다.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적용할 경우 디폴트옵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DC 가입자가 적립금의 70%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정기예금에 맡겨 뒀다. 또 디폴트옵션으로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펀드를 선택했다. 더불어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하고 6주가 지날 때까지 가입자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았다. 이 경우 만기 자금을 디폴트옵션으로 정한 상품으로 운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적립금을 모두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퇴직연금 적립금의 100%까지 편입할 수 있는 운용 방법에 디폴트옵션을 추가했다.
원리금보장상품 만기와 금리를 확인한다
디폴트옵션은 가입하고 있던 금융상품이 만기가 됐는데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았을 때 적용된다. 따라서 펀드처럼 만기가 없는 실적배당상품에는 디폴트옵션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기예금처럼 만기가 정해진 원리금보장상품이 디폴트옵션 적용 대상인 셈이다. 따라서 DC와 IRP 가입자가 원리금보장상품에 가입하고 있다면 만기부터 확인해야 한다. 만기가 도래했을 때, 별다른 약정이 없으면 적립금이 대기성자금으로 남아 낮은 수익률로 운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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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원리금보장상품에 만기자동재예치 약정이 되어있는 경우가 있었다. 이 같은 약정이 있으면 만기가 도래했을 때 적립금을 종전과 동일한 유형, 동일한 만기를 가진 원리금보장상품에 재예치한다. 이때 금리는 재예치 시점 금리를 적용한다. 오래전 금리가 높았을 때 원리금보장상품에 가입하고 여러 번 재예치 과정을 거쳤다면 처음 가입 당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원리금보장상품에 가입하면서 포괄운용지시를 해둔 사람도 있다. 포괄운용지시를 해두면 원리금보장상품이 만기가 됐을 때 미리 정해둔 몇 개의 원리금보장상품 중에서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에 만기 금액을 재예치해준다. 하지만 디폴트옵션 도입과 함께 포괄운용지시도 전면 금지됐다. 이미 약정한 것도 2023년 7월 11일까지만 적용된다. 포괄운용지시 외의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원리금보장상품이 만기가 됐는데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대기성자금으로 남아 낮은 금리로 운용되다가 6주 뒤에 디폴트옵션이 적용된다.
출처.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글.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교육콘텐츠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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