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ON
2024. 10. 02
독일 시니어들 온라인 소통 활발,
SNS보다 정보성 웹사이트 선호
Global Senior Story ① 독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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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문제를 고민해온 선진국들의 시니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정책적, 문화적, 관계적 뒷받침을 통해 시니어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선진국들의 모습들을 살펴봤다.

Story 1. 독일: 독일 시니어들 온라인 소통 활발, SNS보다 정보성 웹사이트 선호
Story 2. 미국: 병원 가기 어려운 치매 환자에 재택 카운슬링·테라피 서비스가 큰 도움
Story 3. 일본: 고령자 재취업 새로운 실험, '모자이크형 취업' 뜬다
Story 4. 호주: 은퇴 연령 점점 높아져, 지금 20세는 70세까지 일할 수도

- 본 콘텐츠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매일 인터넷 사용한다고 답한 비중 80% 달해
50세 이상 독일인 두 명 중 한 명은 매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근래 독일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만남에 성공해 결혼까지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독일의 시니어들 사이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시니어들이 모여 활동하는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이다.
인터넷으로 관계망 형성, 더 이상 낯설지 않아
독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1년에서 2020년 사이 독일의 65세 이상 인구수는 1200만 명에서 180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점점 고령화사회가 되어가는 오늘날 유럽 국가들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시니어들끼리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문제다. 시니어들은 으레 혼자서 지내거나 고립되어 있기 마련이라는 고정관념은 늘 존재한다.

채팅 앱이나 데이트 앱,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젊은 사람들에게나 해당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대가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인터넷 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이 이전보다 훨씬 우리 생활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독일 시니어들 사이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친구를 만나 사귀고 관계를 맺는 일이 잦아졌다. 하지만 시니어들에게는
젊은 세대와 달리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인터넷에서는 우선 가상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는 까닭에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시니어에게는 매우 낯설게 여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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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니어들은 특정 소셜 미디어 플랫폼보다는
오히려 인터넷에 존재하는 다양한 웹사이트와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뉴스와 매거진, 각종 전문지식과 다양한 활동과 관련돼 있는
많은 웹사이트들 가운데 특히 시니어를 겨냥해 만들어진 곳이 적지 않다.
이런 정보성 콘텐츠를 다루는 웹사이트들은 시니어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는
동시에 새로운 사람과 만나 교류하는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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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니어들, SNS나 메신저 외에 다양한 웹사이트 애용
미디어 교육 분야 연구기관인 MPFSMedienpadagogischer Forschungsverbund Sudwest는 2021년 60세 이상 독일 인구의 웹 서핑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심(SIM) 연구SeniorInnen, Information, Medien-Studie 2021’라는 연구에서 시니어 77%가 왓츠앱WhatsApp을 비롯한 다양한 메신저 앱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 중 64%는 이 앱들을 매일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검색엔진과 이메일 활용 등 인터넷을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중이 80%에 달했다.

그렇다면 독일의 시니어들도 새로운 친분을 쌓고 지인들과 교류하기 위해 인터넷을 사용할까. 잘 드러나 있지 않았던 사실이지만 독일의 시니어들 사이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지인들과 소통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하겠지만 독일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이다. 그러나 독일의 시니어들 사이에서 실상 페이스북이 가장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 시니어들은 특정 소셜 미디어 플랫폼보다는 오히려 인터넷에 존재하는 다양한 웹사이트와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뉴스와 매거진,
각종 전문지식과 다양한 활동과 관련돼 있는 많은 웹사이트들 가운데 특히 시니어를 겨냥해 만들어진 곳이 적지 않다. 이런 정보성 콘텐츠를 다루는 웹사이트들은 시니어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는 동시에 새로운 사람과 만나 교류하는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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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강, 금융, 가족 등을 주제로 시니어들이 노후생활에 필요한 생활의 지혜를 모아놓은 사이트 Vivemus. ©Vivemus
2. 1998년 설립돼 역사가 깊은 정보성 콘텐츠 웹사이트 Feierabend. 138개 지역에서 20만 명이 넘는 회원이 모여 5만7000개의 갤러리를 형성해 활동 중이다. ©Feierabend
콘텐츠 소비 넘어 다자간 소통으로, 온라인 교류 넘어 오프라인 만남으로
독일의 50세 이상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웹사이트는 파이어아벤트Feierabend다. 이 플랫폼에는 새로운 지인들과의 만남을 비롯해
여가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1998년 설립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사교모임 플랫폼 중 하나로 2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테마는 건강과 여행, 돌봄, 디지털 활용에 관한 것이며, 회원들끼리 채팅과 글쓰기를 통해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
또 웹에서의 만남이 자주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단체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하거나 야외에서 함께 여가를 즐기는 것도 사이트를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비베무스Vivemus 사이트는 노년기로 접어드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삶을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여러 가지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비베무스는 ‘우리는 살아간다Wir werden lehen!’라는 모토를 표현한 어구이다. 여기서는 특히 노년층이 가족을 비롯해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하려고 시도한다.

시니어의 삶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건강, 금융, 가족, 체력·활동, 쇼핑, 여행, 여성 등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을뿐더러 각자가 지닌 삶의 방식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 이 사이트에서 내세우고 있는 주제처럼 시니어의 삶이 더 이상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할 필요가 있으며 더욱 활동적이고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려고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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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을 회원으로 모집해 30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인 만남 주선 사이트 Lebensfreude50. 이성 교제뿐 아니라 단체 여행 주선 서비스도 제공한다. ©Lebensfreude50
정보성 콘텐츠 제공이 아닌, 아예 사교모임을 목적으로 개설된 웹사이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리븐스프로이트50Lebensfreude50 2006년에 만들어진 사이트로 새로운 친구나 파트너를 구하고자 하는 50세 이상 시니어들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미 10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개설 이래 이용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 점점 더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이 플랫폼을 방문해 온라인 친구를 만들려는 수요가 늘었다. 이 플랫폼을 찾은 방문객들은 홀로 또는 단체 여행객을 위한 색다른 여행상품을 만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회원들끼리 채팅이나 웹사이트 내 블로그를 개설해 공통 관심사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한 독일, 웹사이트 이용에도 예외 없어
소개한 플랫폼들은 독일에서 꽤 잘 알려져 있는 곳들이다. 이 밖에도 인터넷에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교재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웹사이트가 존재한다. 이런 사이트들을 이용할 때는 공통적으로 개인적인 정보를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 있다.

이러한 웹사이트들은 오프라인 모임으로 연결되는 것을 기대하는 시니어 유저들이 간과하기 쉬운 몇 가지 공통된 주의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거주지 주소나 전화번호 또는 웹사이트의 비밀 번호와 같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정보는 타인들과 공유하지 않도록 당부한다.
둘째, 사진을 올릴 때는 개인의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주문한다. 이는 본인의 개인정보 노출뿐 아니라 자신이 올린 사진이 공공에 노출되었을 때 적합한 사진인지를 평가하는 데도 중요하다. 사진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자신에게는 별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타인의 심리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사이트 내에 있는 개인정보 보호 방침을 자세히 읽을 것을 권장한다. 개인정보 보호 방침에는 이용자가 올리는 개인정보가 어떤 목적에서 어떻게 이용되는지 안내되어 있다. 개인정보의 인터넷 유출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보다 신중히 읽어 본 후 이용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넷째, 만약 플랫폼을 이용하다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이트의 관리자와 운영자에게 이를 알리고 빠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실수로 치부하거나 그저 조용히 넘기려고 한다면 뒤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 김수민(독일 베를린대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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