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청 넘어 ‘팬심’ 보여주는 서포터 활동
비서포터스 활동을 하고 있는 도야마시 한 복지시설 직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을 처음 들었을 때는 과연 이용자들이 호응할까 의문이 컸지만 실제 효과는 생각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아라야마荒山浩子 씨는 비서포터스 이후 요양원의 변화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내년 꽃구경은 어려울 거 같다고 했던 이용자가 응원에 참여한 후에는 원기를 회복해 유니폼을 입고 꽃구경을 다녀왔다. 또 잘 걷지도 못하는 이용자가 카탈레 도야마 선수들이 방문할 때 지팡이를 잊고 걸어서 무대 쪽으로 가는 광경에 놀라기도 했다. J리그가 쉴 때 요양등급이 3등급이던 사람이 시즌이 시작되자 건강을 되찾아 요양등급이 호전되는 사례도 있었다.”
스페인 출신 선수의 팬이 된 86세의 할머니는 생전 처음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해, 스페인어로 응원 메시지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고령자들이 응원하는 선수의 사진이 담긴 부채를 만들어 시합 관전때 흔들고 있다.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산토리 웰니스는 요양시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참여 시설을 확대하고 있으며 응원가이드북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준비편>에는 ▶응원할 선수 결정하기 ▶골이 터졌을 때 타월 흔드는 법 연습하기 ▶시합 플래카드로 장식하기 ▶유니폼 입어보기 ▶손장단 맞추는연습하기 ▶응원 음식 만들기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산토리 웰니스의 요시무라 연구원은 가이드북에서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서포터스의 움직임을 재현하면서 가이드북을 만들었다”며 “집단 리듬운동이 심신의 활력을 높여준다는 것, 함께 요리를 만드는 것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의 정보를 참고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즐거운 추억을 기록하는 등 기억에 남기려는 행동은 뇌 기능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참고해 서포터스 일기를 쓰길 권하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시합 후 감상을 SNS로 발신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1. 휠체어를 타고 축구 경기장을 찾은 요양원의 고령자들이 응원하는 팬. 선수에게 응원을 보내고, 해당 선수도 화답하고 있다.
2. 경로의 날을 맞아 지역 소속 리그팀 소속 선수들이 지역 요양원을 찾아 고령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서포터스’의 발기인인 전 NHK 프로그램 디렉터 오구니 시로小国士朗 씨는 치매 고령자들이 레스토랑 서빙을 하는 기획 ‘주문이 틀리는 요리점’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양원의 고령자들이 축구에 이렇게 빠질 줄은 대부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무리일 것이다, 시합을 봐도 잘 모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참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유니폼 입어보지 않겠어요? 라는 참견이 있었기 때문에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오구니 씨는 전했다.
비서포터스를 함께 기획했던 게이오대학 의학부의 이토伊藤裕 교수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존재, 누군가와 주체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행복감이 고령자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의료법인 오렌지그룹 대표인 베니야 히로유키紅谷浩之도 가이드북에 “뭔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야말로 사람은 에너지를 되찾을 수 있다”며 “비서포터스 프로젝트는 고령자들이 누군가를 응원하고 있다는 역할을 가짐으로써 의료나 간병만으로는 이끌어내기 어려운 마음의 에너지를 부활시킨 멋진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