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특별한 놀이터
‘뉴른베르크 레저 박람회’
Global Senior Story ③ 독일 편
뉴른베르크 레저 박람회(Freizeit Messe Nurnberg)는 여행, 취미, 음식, 여가, 사교모임 등 일상생활에서 재미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들을 소개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바이에른 북부 지역인 뉴른베르크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박람회다. 주로 봄철 또는 여름철에 개최되는 이 행사가 올해 역시 닷새에 걸쳐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시니어를 비롯한 중장년층을 위한 기획 전시가 이루어진 것이 눈에 띄었다.
아이들이 아닌 이른바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인비바(Inviva)’라는 이름의 부스는 ‘시니어 박람회’로 일컬어지며 전시를 찾은 중장년층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부스에서는 삶의 황혼기에 접어든 중년과 장년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소개했다. 독일의 시니어 매거진으로 오랜 기간 인기를 끌고 있는 <6+60(Sechs+Sechzig)>도 이번 행사에 참여해 시니어들의 스포츠 활동과 건강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전달했다. 뉴른베르크 레저 박람회는 은퇴 후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시니어들이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상품과 건강·취미 용품, 지역 내 그룹 모임과 동아리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를 전해 주었다.
시니어 매거진으로 오랜 기간 인기를 끌고 있는 6+60(Sechs+Sechzig).
5일간 개최된 박람회 중 ‘인비바’가 마련한 프로그램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매일 주제를 바꿔 관람객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관심을 유도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첫째 날 행사 주제는 독특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귀금속이나 귀중품을 평가하고 감정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귀중품 전문 감정가를 초청해 각 가정에서 보유하고 있는 귀중품의 가치와 가격을 매겨봄으로써 박람회를 방문한 노인들의 관심을 단번에 끌었다. 이런 흥밋거리는 유럽의 오랜 문화적 전통과 관련돼 있다. 유럽에는 도자기나 귀금속, 미술품, 공예품 등 값이 나가는 소장품을 수집하고 이를 보관하고 있는 가정이 적지 않다. 값이 나가는 반지나 목걸이뿐만 아니라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의 역사가 담겨 있는 사진이나 그림, 지도, 그 밖의 물건들이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고 집 안 깊숙이 남아 있기도 하다. 이러한 귀중품을 수집하고 구매하는 일은 유럽의 오랜 역사적 전통이며 노인들한테는 중요한 취미활동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건강과 의료, 요양 활동에 관한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둘째 날에는 노인들에게 닥칠 수 있는 응급 위기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정보가 소개됐다. 박람회 중간중간에는 지역 내 클래식 방송국에서 파견된 관계자들이 직접 선곡한 음악을 들려주며 전시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관절 통증에 관한 의학 상식이 소개되는가 하면 요양원 생활의 장단점을 전문가의 입을 통해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셋째 날 행사는 시니어들의 직업과 사회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타는 사람, 내리는 사람, 갈아타는 사람(Einsteiger, Aussteiger & Umsteiger)’이라는 이날 주제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시니어들과 은퇴 후 삶을 관리하는 데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 지금과 다른 새로운 분야의 일과 활동에 관심이 있는 시니어에게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었다.
오전 중에는 직업활동과 관련해 “50세에도 여전히 교육이 필요할까?”라는 주제의 강연이 진행됐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동력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날 열린 또 다른 강연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동기 부여에 관한 심리적인 상담과 조언이 이루어졌다.
반드시 직업활동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사회와 공동체 안에서 노인들이 지닌 핵심적이고 중요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사회복지 전문가의 경험을 통해 노인 봉사활동이 지역 사회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례가 소개됐다. 노인들은 지역 내에서 노약자나 어린이, 청소년 또는 여성에 대한 돌봄 인력으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노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넷째 날은 ‘안전과 테크놀로지(Sicherheit & Technik)’를 주제로 점점 더 혼자 거주하는 노인들이 많아진 오늘 날 집 안의 안전장치와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정보가 제공됐다. 또 각종 의료기구를 가정에 상시 비치해 두고 사용하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기기 사용방식과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이 날 눈에 띄었던 것은 노인 스토킹에 관한 예방과 대처 방식에 대한 소개였다. 노인 스토킹은 가족이나 친인척 또는 이웃에 의해 발생하는데 한 해 동안 노인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범죄 사건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더불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도 있었다. 노인들의 여가 및 직업 활동과 관련된 어플과 게임 실행, 의료 정보를 얻기 위한 검색 방법 등 디지털 기기 이용법 검색이 소개됐다.
마지막 날에는 ‘서로 다함께(Miteinander)’라는 주제로 중장년층과 노인층이 빠르게 변화해 가는 현실 속에서 서로 연대하고 화합하기 위한 다양한 방편이 소개되었다. 특히 가족과 사회활동 둘 다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노하우, 손자·손녀들과 좋은 관계맺기, 일과 건강을 모두 지킬 수 있는 방법 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가 제공됐다.
‘인비바’의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정보를 많이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뉴른베르크 방송국과 바이에른 스포츠 연합이 공동으로 참여해 음악과 피트니스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하키, 서핑, 캠프,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레저용품이 전시되고 다양한 레저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뉴른베르크 레저 박람회.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시니어 인터넷 매거진 <6+60>을 홍보하는 코너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 잡지는 현재 독일과 유럽 내에 거주하는 시니어의 활동을 소개하고 건강과 의학 정보를 비롯해 재미있고 유익한 칼럼을 제공하는 매체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